베타차단제는 혈압을 낮출 수 있으나, 뇌졸중 예방 효과가 다른 약에 비해 떨어지고 여러 부작용 우려가 있어 고혈압 치료 지침에서 후순위에 놓인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약인데, 왜 혈압약 중에서 맨 나중에 고려하는 것일까요? 효과보다 조심해야 할 것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❷ 베타차단제를 쓰기 어려운 상황은 어떤 경우인가

우선 심박출량(CO)을 줄이는 특성 때문에, 이미 심장 기능이 많이 저하된 심부전(heart failure) 환자에게는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심장 수축력이 이미 낮은 상태에서 베타차단제를 추가하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저용량에서 천천히 시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심부전의 중증도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집니다.

다음으로, 베타차단제 중 일부는 ISA(intrinsic sympathomimetic activity)라고 해서 차단 작용을 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약간의 교감신경 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약들은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 후나 심부전에서 베타차단제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효과가 없어 쓸 수 없습니다.

❸ 그렇긴 하지만 혈압을 낮추더라도 충분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

고혈압 치료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뇌졸중(stroke) 예방입니다. 베타차단제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는 있으나, 다른 혈압약들에 비해 뇌졸중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효과가 비슷하다면 굳이 이 약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당뇨가 없던 환자에게 베타차단제를 장기 사용하면 당뇨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혈관 확장 효과를 함께 가진 카르베딜롤(carvedilol)과 네비볼롤(nebivolol)은 예외입니다. 위험 증가 폭이 크지 않고 논란도 있지만, 당뇨가 없는 환자에게 굳이 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 현재의 임상적 판단입니다.

❹ 결국 어떤 순서로 쓰는가

고혈압 치료 지침에서는 ACE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ARB(angiotensin receptor blocker),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이뇨제(diuretics)를 먼저 씁니다. 이 약들로 조절이 안 되고 용량을 올려도 부족할 때 베타차단제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예외가 있습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처럼 심박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베타차단제가 먼저 선택됩니다. 이처럼 베타차단제는 고혈압 단독보다는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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