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혈관질환(peripheral artery disease, PAD)에서 베타차단제는 이론적으로 혈류를 악화시킬 수 있으나, 실제 임상에서 그 영향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크지 않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말초혈관질환 환자에게 베타차단제가 필요한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온다. 당뇨와 심혈관질환이 함께 오듯, PAD 환자에게도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후 베타차단제 적응증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좁아진 혈관에 베타차단제를 더하면 어떻게 될까.

❷ 베타차단제가 말초 혈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베타차단제의 혈역학적 효과는 두 방향에서 온다.

  1. 심장의 베타1 수용체를 차단하면 심박수와 수축력이 줄어들어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감소한다.
  2. 혈관 벽에는 알파1과 베타2 수용체가 함께 있다. 베타2는 혈관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차단하면 알파1의 수축 작용이 상대적으로 우세해져 혈관이 약간 수축한다.

즉 심박출량 감소 + 혈관 수축이 겹치면, 이미 동맥경화(atherosclerosis)로 좁아진 말초혈관에 도달하는 혈류가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PAD 증상—파행(claudication), 냉감, 맥박 감소—이 악화될 수 있다.

❸ 그렇다면 실제 임상에서도 같은가

이론과 실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최근 연구들을 보면 베타차단제로 인한 PAD 증상 악화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결과가 쌓이고 있다. 과거의 금기 인식이 다소 과장된 공포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관 수축 효과를 최소화하려면 **베타1 선택적 차단제(cardioselective beta-blocker)**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베타2에 비해 베타1에 선택성이 높은 약제—아테노롤(atenolol), 메토프로롤(metoprolol), 비소프로롤(bisoprolol), 네비보롤(nebivolol) 등—는 혈관 쪽 영향을 줄이면서 심장 보호 효과는 유지할 수 있다.

카르베디롤(carvedilol)처럼 알파1까지 함께 차단하는 약제는 혈관 확장 효과가 있어 이론상 PAD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으나, 이는 알파 차단 때문이지 베타2 차단의 효과가 아니다.

❹ 결론적으로

PAD가 있다고 해서 베타차단제를 절대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심장 적응증이 있다면 투여하되, 베타1 선택적 차단제를 우선 고려한다. 사용 후 파행 악화 여부를 관찰하면서 용량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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