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관의 핵심 사명은 영양분을 흡수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체내로 들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이동·분비·흡수·조절이라는 네 가지 기능이 순서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산소는 폐로 들어와서 혈액에 녹으면 끝이다. 그런데 영양분은 왜 이렇게 복잡한 소화 과정이 필요한 것일까. 밥과 고기를 먹으면 그냥 위에서 흡수되면 안 되는 것일까.
❷ 영양분이 산소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산소는 기체라서 가볍고 확산이 쉽다. 폐포의 표면적을 넓히고 혈액을 가까이 끌어오는 구조만 갖추면 흡수가 저절로 이루어진다.
반면 영양분은 다르다. 밥(전분), 고기(단백질), 기름(지방)은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 이 상태 그대로는 장벽을 통과할 수 없다. 반드시 충분히 작게 쪼개야 하고, 적절한 위치로 이동시켜야 하며, 흡수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덩어리 형태의 음식은 가볍지도 않아서 이동 자체도 능동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❸ 소화기관에 필요한 네 가지 기능은 무엇인가
- 이동(motility) — 음식물을 소화가 일어나는 위치까지 보내고, 흡수가 일어나는 위치까지 다시 보내며, 마지막으로 노폐물을 배출한다. 이를 위해 장벽에는 근육이 발달해 있으며, 장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가 이 근육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장신경계를 “제2의 뇌”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 분비(secretion) — 음식물이 십이지장에 도달하면 췌장에서 소화액이 분비된다. 소화액에 포함된 효소들이 분자 결합을 화학적으로 끊어내는 역할을 한다. 위산, 담즙, 췌장액이 각각의 시점과 위치에서 분비된다.
- 흡수(absorption) — 충분히 잘게 쪼개어진 영양분이 소장 점막을 통해 혈액이나 림프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 조절(regulation) — 장신경계와 자율신경계, 그리고 소화관 호르몬이 이 모든 과정이 적절한 시점과 순서로 일어나도록 조율한다.
❹ 결국
이 네 가지 기능 중 하나라도 고장 나면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이동이 느려지면 변비가 생기고, 분비가 부족하면 소화불량이 생기며, 흡수 장애가 오면 영양결핍이 생긴다. 소화기 질환의 대부분은 이 네 가지 기능 중 어느 하나의 이상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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