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요골맥)과 심박수(심전도상 박동 수)는 다를 수 있으며, 심실조기수축(PVC)이 이단맥(bigeminy) 형태로 발생하면 요골맥 측정치가 실제 심박수의 절반으로 나타날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맥박이 36회로 측정되어 서맥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본인은 전혀 어지럽지 않고 오히려 두근거린다고 합니다. 서맥 환자가 두근거린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❷ 심전도 스케일을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
심전도는 x축이 시간, y축이 전압입니다. 표준 설정은 속도 25mm/초, 1mV = 10mm입니다. 표준 설정에서 심전도 한 장(10초)에 R파가 10개 보이면 심박수 60회/분이 됩니다.
그런데 속도 설정이 바뀌면 같은 심박수라도 화면에서 듬성듬성 보이거나 촘촘하게 보입니다. 예를 들어 속도를 100mm/초로 늘리면, 같은 심박수인데도 R파 간격이 넓어져 서맥처럼 보입니다. 이 상태에서 스케일을 확인하지 않고 공식(300/큰 눈금 간격)만 외워 계산하면 오류가 생깁니다.
심전도를 볼 때는 반드시 먼저 레퍼런스 막대와 속도 설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심전도는 지도와 같고, 스케일 없이 거리를 재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❸ 이단맥(bigeminy)에서 맥박과 심박수가 다른 이유
심실조기수축(PVC, premature ventricular contraction)이 정상 박동과 교대로 반복되는 것을 이단맥(bigeminy)이라 합니다. 심전도에서는 정상 파형(키가 높고 규칙적)과 PVC 파형(키가 낮고 모양이 다름)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문제는 PVC는 심실이 충분히 채워지기 전에 수축하기 때문에 심박출량이 적어 말초 혈관까지 맥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손목에서 요골맥을 짚으면 정상 박동만 느껴집니다.
이 경우 실제 심박수(심전도상 R파 개수)는 78회/분이지만, 손목 맥박은 39회 또는 36회만 측정됩니다. 서맥처럼 측정되지만, 실제로는 서맥이 아닙니다. 오히려 PVC가 반복되면서 두근거림을 느끼는 것입니다.
❹ 임상에서의 원칙
심전도 소견과 환자 증상이 맞지 않을 때는 심전도를 다시 찍어야 합니다. “환자를 봐야지 심전도만 보면 안 된다”는 원칙은 이런 상황을 말합니다. 맥박이 느리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작 환자가 두근거린다면 — 이단맥을 포함한 부정맥 여부를 심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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