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은 점액과 묽은 전해질 용액을 함께 분비해 영양분 흡수를 돕고, 대장은 주로 점액만 분비해 변을 형성하고 장벽을 보호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소장은 흡수 기관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소장도 분비를 한다. 흡수해야 할 공간에서 액체를 분비하는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대장의 분비는 소장과 다른가?
❷ 소장에서는 무엇을 분비하는가
십이지장 — 점막 보호가 먼저다
십이지장 앞단에는 브루너샘(Brunner’s gland)이 분포한다. 위 내시경으로 볼 수 있는 부위의 끝까지 이어지는 이 샘은 **점액과 중탄산염(HCO₃⁻)**을 분비한다.
위에서 넘어오는 강산성 위액이 십이지장 점막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분비된 점액은 산성 공격으로부터 점막을 보호하고, HCO₃⁻는 위산을 중화하는 데 기여한다. 위산 중화는 췌장액과 담즙이 주로 담당하지만, 브루너샘도 같은 역할의 일부를 맡는다.
브루너샘의 분비를 자극하는 것은 점막 자극, 미주신경(부교감), 세크레틴(secretin)이다. 반면 교감신경 긴장 상태에서는 분비가 억제된다. 극도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브루너샘 분비가 줄어들고, 점막 보호가 약해져 십이지장 궤양이 생길 수 있다.
소장 전체 — 리베르퀸 음와와 전해질 순환
소장 점막에는 리베르퀸 음와(crypt of Lieberkühn)라는 구조가 있다. 음와 안에는 두 종류의 세포가 있다.
- 배상세포(goblet cell): 점액을 분비한다.
- 장세포(enterocyte): 하루 약 1.8L의 묽은 전해질 용액을 분비한다.
묽은 전해질 용액의 역할이 핵심이다. 음와 바닥에서 분비된 용액은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미즙(chyme) 속 영양분을 융모(villus) 끝으로 데려간다. 흡수는 융모 끝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분비한 용액이 순환을 만들어 흡수를 돕는다. 융모 끝 장세포의 수명은 약 5일로, 지속적으로 음와에서 새 세포가 공급된다.
융모 끝 세포에는 소화 효소들도 달려 있다. 펩티드 분해효소, 이당류 분해효소(수크레이스, 말테이스 등), 장지방분해효소(intestinal lipase)가 마지막 단계의 소화를 담당한다. 이 효소들은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 표면에 고정되어 있다.
전체 소장 분비는 장신경계가 조절하며, 미즙의 양과 성분에 따라 반응한다.
❸ 대장의 분비는 소장과 어떻게 다른가
대장에서는 융모가 없다. 흡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대장에는 음와(crypt)만 있고, 여기서 분비되는 것은 주로 점액이다.
대장 점액의 역할은 세 가지다.
- 장벽 세포를 보호한다.
- 장내 세균으로부터 방어한다.
- 남은 찌꺼기를 뭉쳐 변을 형성한다.
HCO₃⁻도 포함되어 있어, 세균 대사로 생성된 산으로부터 대장벽을 보호한다. 골반신경(pelvic nerve, 부교감)이 자극되면 대장 후반부에서 점액이 급격히 분비되며, 이때 운동도 함께 증가한다.
설사가 생기는 이유
대장에서 묽은 전해질 용액이 분비되는 경우가 있다. 감염이나 자극성 물질이 대장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때다. 점막이 위협을 감지하면 다량의 전해질 용액을 분비해 내용물을 급속히 배출하려 한다. 이것이 설사의 기전이다.
설사가 지속되면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소실된다. 탈수 징후가 보이면 물과 전해질 보충이 급선무다.
❹ 결국
소장과 대장의 분비는 단순한 윤활제가 아니다. 소장에서는 순환을 만들어 흡수를 돕고, 대장에서는 장벽을 보호하고 변을 형성한다. 분비가 과도해지면 설사가 되고, 분비가 억제되면 점막이 손상에 취약해진다. 운동과 분비는 장신경계 아래에서 항상 함께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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