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변(melena)은 상부 위장관에서 출혈된 혈액이 장내에서 소화·산화되면서 형성되며, 색깔보다 냄새와 끈적임이 진단의 핵심 단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변이 까맣게 나왔을 때 첫 반응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철분제를 먹거나 감초를 많이 먹어도 변이 검어지기 때문에, 검은 변을 봤다고 해서 모두 출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위장관 출혈로 인한 검은 변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❷ 혈액이 장을 지나면서 검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부 위장관—식도, 위, 십이지장 등 트라이츠 인대(Treitz’s ligament) 위쪽—에서 출혈이 생기면, 혈액은 바로 항문으로 나오지 않고 장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여러 과정을 거친다. 위산, 소화효소(pepsin), 장내 세균에 의해 혈색소(hemoglobin)가 분해되면서 산화되어 검고 타르처럼 끈적한 상태가 된다. 이 과정에는 장내에서 약 8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melena의 특징은 색깔만이 아니다. 냄새가 매우 독하고 고약하며, 변이 끈적끈적하다. 의료진은 색깔보다 이 냄새로 melena임을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❸ 검은 변이 항상 상부 위장관 출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원칙적으로 흑변(melena)은 상부 위장관 출혈, 혈변(hematochezia)은 하부 대장·직장 출혈로 연결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상부 위장관 출혈이라도 장 운동이 빠르게 항진되면 혈액이 충분히 소화되기 전에 항문으로 나와 혈변처럼 보일 수 있다. 또한 출혈량이 매우 많을 때는 위산·소화효소에 충분히 닿지 못한 채 그대로 내려와 붉은 혈변으로 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검은 변이 나왔어도 출혈이 아닌 경우가 있다. 철분제, 비스무스(bismuth) 제재—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에 포함—, 감초 등을 복용할 때 변이 검어진다. 이 경우에는 melena 특유의 냄새와 끈적임이 없어 구별에 도움이 된다. 명확하지 않으면 대변 잠혈 반응 검사(fecal occult blood test)로 헤모글로빈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변이 검고 냄새가 고약하며 끈적임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위장관 출혈은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좀 있다가 나아지겠지”라고 기다릴 병이 아니다.
출혈이 심하면 응급 내시경(endoscopy)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흑변이 대량으로 나오거나 혈압이 떨어지거나 어지럼증이 생기면 응급실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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