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자체에는 체성 통증 수용체가 없어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폐렴이 흉통을 일으키려면 염증이 흉막 바로 아래쪽까지 번져 벽측 흉막(parietal pleura)을 자극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폐렴이면 기침, 가래, 발열이 생긴다는 것은 알지만, 폐렴에서 가슴이 날카롭게 아프다는 이야기는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폐가 직접 아픈 것일까. 아니라면 무엇이 아픈 것일까.
❷ 흉통이 생기는 구조적 이유
폐는 흉막(pleura)이라는 두 겹의 막으로 감싸여 있다. 안쪽 막은 장측 흉막(visceral pleura), 바깥쪽 막은 **벽측 흉막(parietal pleura)**이다.
두 막은 비닐봉지처럼 서로 맞닿아 있고, 사이에 소량의 액체가 있어 숨을 쉴 때 폐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폐 자체에는 체성신경(somatic nerve)이 분포하지 않는다. 따라서 폐포에 염증이 생겨도 정확한 위치 정보가 담긴 통증은 전달되지 않는다. 다만 자율신경계를 통해 불쾌감(malaise)이 느껴진다.
반면 벽측 흉막에는 갈비뼈 사이 신경(intercostal nerve)이 분포하며, 이 신경은 체성신경계에 속한다. 체성신경은 손가락으로 두 번째인지 세 번째인지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처럼, 통증의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❸ 어떤 위치의 폐렴이어야 흉통이 생기는가
흉통이 나타나려면 **폐렴이 흉막에 인접한 위치(subpleural)**에 있어야 한다. 염증이 장측 흉막을 자극하고, 이것이 바로 옆 벽측 흉막까지 번져야 비로소 체성신경이 자극을 받아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폐의 중심부에 폐렴이 생기면 흉막과 거리가 있어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이 위치는 큰 기관지에 가깝기 때문에 기침과 가래가 더 많이 생긴다.
이 원리는 급성 충수돌기염에서 처음에는 배꼽 주위 막연한 통증이 생겼다가 나중에 벽측 복막이 자극되면 오른쪽 아랫배가 정확하게 아픈 것과 동일한 기전이다.
폐렴성 흉통의 특징
벽측 흉막이 자극되어 생기는 흉통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거나, 기침하거나, 몸을 움직일 때 더 심해진다. 폐는 숨쉴 때마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므로 염증 부위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❹ 결론적으로
폐렴에서 흉통이 생기는 것은 폐가 아파서가 아니라, 염증이 흉막 가까이까지 번져 벽측 흉막의 체성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폐렴 환자에서 날카로운 흉통이 있다면 흉막 인접 폐렴(subpleural pneumonia)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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