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위산 분비 증가, 방어막 약화, 운동 장애 등 여섯 가지 경로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소화성 궤양을 만들어낸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흡연이 폐에 나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흡연이 소화기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위궤양의 3대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 극심한 스트레스다. 흡연은 이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그에 못지않은 해를 끼친다.

❷ 흡연은 어떤 경로로 궤양을 만드는가

흡연이 소화성 궤양(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아울러 소화성 궤양이라 한다)을 일으키는 경로는 여섯 가지다.

  1. 위 배출 속도 증가: 위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내용물이 십이지장으로 빠르게 넘어가면 십이지장이 과도한 산에 노출된다.
  2. 위산 분비 증가: 기저 산 분비(basal acid output, BAO)와 최대 산 분비(maximal acid output, MAO)를 모두 늘린다.
  3. 췌장 중탄산염 분비 억제: 십이지장으로 넘어온 산을 중화하는 중탄산염(HCO₃⁻) 분비를 억제해 중화 기능을 약화시킨다.
  4. 위장관 운동 장애: 위와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계를 교란해 담즙이 위로 역류하게 만들 수 있다. 담즙은 위벽에 자극성이 강해 추가 손상을 일으킨다.
  5. 펩시노겐 분비 항진: 펩시노겐(pepsinogen)은 위산에 의해 활성화되어 펩신이 된다. 분비가 과도해지면 단백질 분해 효소가 위벽 자체를 공격한다.
  6.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생성 억제: 프로스타글란딘은 위벽의 3차 방어기전으로,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흡연은 이 방어막을 무너뜨린다.

❸ 그렇다면 왜 흡연자는 궤양이 잘 낫지 않는가

여섯 경로 중 어느 하나만 작동해도 궤양 위험이 높아지는데, 흡연은 이 여섯 경로를 동시에 활성화한다. 공격 인자(위산, 펩신)를 높이는 동시에 방어 인자(중탄산염, 프로스타글란딘)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헬리코박터를 제균하거나 NSAID를 중단해도 흡연을 유지하면 궤양이 재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❹ 결론적으로

소화성 궤양을 진단받거나 반복 재발하는 사람에게 금연은 선택이 아니라 치료의 일부다. 위벽의 방어 기전을 회복시키고 공격 인자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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