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르산 회로에서 시트르산(citrate)을 이소시트르산(isocitrate)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구조 변환이 아니라, 다음 단계인 산화적 탈탄산(oxidative decarboxylation)을 가능하게 만드는 준비 단계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시트르산 회로의 목적은 탄소를 CO₂로 내보내고 수소를 NADH·FADH₂로 회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트르산이 만들어진 직후 바로 탈탄산 반응을 진행하면 안 될까?

실제로는 시트르산 → 이소시트르산이라는 중간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리고 이 변환은 생각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

❷ 3차 알코올을 2차 알코올로 바꿔야 한다 — 왜인가

시트르산은 탄소 6개짜리 분자다. 이 분자의 중심 탄소에는 수소가 하나도 붙어 있지 않다. 탄소 4개의 결합 팔 모두에 다른 원자 또는 원자단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 — 이것이 3차 알코올(tertiary alcohol)이다.

3차 알코올 상태에서는 효소가 접근하기 어렵다. 결합 팔 4개 모두 무겁고 부피가 큰 원자단으로 둘러싸여 있어, 다음 반응을 촉매할 효소가 결합 부위에 가까이 다가갈 여지가 없다.

이소시트르산은 다르다. 같은 위치의 탄소에 수소가 하나 붙어 있다 — 2차 알코올(secondary alcohol)이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원소이므로, 이 자리가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 효소가 접근해 반응을 시작하기 훨씬 용이해진다.

아코니타아제(aconitase)가 바로 이 변환을 담당한다. 물을 먼저 빼내고(탈수, dehydration) 다시 다른 방향으로 붙이는(수화, hydration) 두 단계를 통해 OH기의 위치를 바꾼다.

❸ 그렇다면 탄소의 흐름은 어디로 가는가 — 채널링이 위치를 고정한다

시트르산의 구조는 좌우 대칭처럼 보인다. 이론적으로 대칭 분자라면 다음 반응에서 탄소의 위치를 구분할 수 없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실험에서는 TCA 회로 첫 순환에서 빠져나가는 CO₂가 아세틸 CoA에서 온 탄소가 아니라, 옥살로아세트산(oxaloacetate, OAA)에서 온 탄소임이 확인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채널링(channeling)이다. 아세틸 CoA와 OAA를 결합시켜 시트르산을 만드는 효소가 시트르산을 그대로 아코니타아제에 직접 건네준다 — 수용액에 떠돌게 하지 않고 손에서 손으로. 이 과정에서 분자의 방향(configuration)이 유지되기 때문에, 대칭 분자처럼 보여도 반응 결과는 비대칭이 된다.

즉 TCA 회로에서 처음 탄소를 공급한 아세틸기는 첫 순환에서 CO₂로 나가지 않고, 회로를 한 바퀴 더 돌아야 한다.

❹ 결국

TCA 회로가 단순한 직선 분해 경로가 아닌 회로 구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화적 탈탄산 같은 큰 반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구조를 준비해야 한다. 준비하고 하나 빼고, 또 준비하고 하나 빼고 — 이 순서가 쌓여서 회로가 된다. 시트르산 → 이소시트르산 전환은 그 준비 단계의 첫 번째 예다.

▶ 영상으로 보기 (멤버십)


선행: gluconeo17-allosteric 연관: glycogen06-breakdown 다음: tca09-isocitrate-dehydrogen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