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이미 과부하 상태인 심장에 추가 부담이 겹쳐, 드물지만 급성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빈혈이 있을 때 운동을 하면 오히려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산소가 부족하면 몸을 더 단련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직관이다. 그런데 빈혈이 있는 상태에서 심장은 이미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거기에 운동을 더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❷ 빈혈이 심장에 어떤 부담을 주는가

헤모글로빈(hemoglobin)은 산소를 각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헤모글로빈이 줄어들면 조직은 산소 부족 상태가 되고, 이 신호를 받은 심장은 더 빨리, 더 많이 뛰기 시작한다.

여기에 더해 빈혈이 생기면 혈액의 점도(viscosity)가 낮아진다. 적혈구가 줄어들어 혈액이 묽어지기 때문이다. 점도가 낮아지면 혈액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 즉 전부하(preload)가 증가한다. 심장은 늘어난 혈액을 그대로 내보내야 하므로 일이 더 늘어난다.

심박수 증가와 전부하 증가가 겹치면, 심한 빈혈에서는 정상보다 3~4배 많은 일을 심장이 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

❸ 운동을 더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운동을 하면 근육이 수축하면서 산소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미 산소 부족으로 과부하 상태인 심장에 “더 열심히 뛰어라”는 자극이 추가로 가해지는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이 부하를 감당하지 못하고 급성 심부전(acute heart failure)에 빠질 수 있다. 빈혈 때문에 이 상태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운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운동하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

❹ 결국 어떻게 해야 하는가

빈혈이 있을 때는 운동을 삼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빈혈을 치료하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회복된 뒤에 운동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굳이 운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다음 세 가지를 지킨다.

  1. 강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한다 — 가볍게 걷는 수준.
  2. 지속 시간을 짧게 한다.
  3. 시작할 때 천천히 심장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

특히 3번이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운동은 심장에 순간적인 과부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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