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은 적혈구의 양이 산소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할 만큼 감소한 상태이며, CBC와 RPI(망상적혈구생산지수)로 체계적으로 분류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빈혈이라고 하면 어지럽거나 눈앞이 핑 도는 증상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은 빈혈의 정의가 아니다. 빈혈은 증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검사 수치로 정의된다. 혈액검사에서 적혈구의 양이 산소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부족할 때 빈혈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어느 선부터 부족한 것인가. WHO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성은 혈색소(hemoglobin) 13 g/dL 미만, 성인 여성은 12 g/dL 미만이다. 폐경 전 여성은 지속적인 월경 출혈로 인해 실제 임상에서는 10 g/dL까지 허용 범위로 보기도 한다.

❷ 적혈구 수는 어떻게 유지되는가

정상 상태에서 적혈구 수는 신장이 산소 부족을 감지해 에리스로포이에틴(erythropoietin, EPO)을 분비하고, EPO가 골수에서 조혈(erythropoiesis)을 자극함으로써 일정하게 유지된다. 즉 신장 → EPO → 골수 → 적혈구 생성의 고리가 작동한다.

이 고리 어느 지점에서든 문제가 생기면 균형이 깨진다. 재료(철분, folate,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골수가 자극을 받아도 만들지 못한다. 만들어진 적혈구가 파괴되거나 소실되면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부족해진다. 혈장 용적이 달라지면 같은 양이어도 농도로 계산한 수치가 달라진다.

❸ CBC와 RPI로 무엇을 판단하는가

빈혈 환자에게 CBC(complete blood count)를 확인할 때 혈색소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백혈구와 혈소판이 함께 감소해 있다면 단순 빈혈이 아닌 범혈구감소증(pancytopenia)을 따로 워크업해야 한다.

적혈구 수만 감소해 있다면, 다음 단계는 망상적혈구(reticulocyte) 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망상적혈구는 아직 성숙하지 않은 신생 적혈구로, 이것이 많다는 것은 골수가 적혈구를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수치를 단순 퍼센티지로 보면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두 단계 보정을 거쳐 RPI(reticulocyte production index, 망상적혈구생산지수)를 계산한다.

  • RPI ≥ 2.5: 골수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 → 그런데도 빈혈이 있다 → 출혈 또는 용혈(hemolysis)로 적혈구가 소실되고 있을 가능성
  • RPI < 2.5: 골수가 충분히 반응하지 않고 있다 → 생산 자체에 문제가 있다 → 이때는 적혈구 크기(MCV)로 한 단계 더 분류한다

RPI < 2.5일 때, 적혈구 크기가 정상이면(normocytic) 골수 자체 문제 또는 EPO 부족(신장질환, 만성염증)을 의심하고, 작으면(microcytic) 철결핍 등 세포질 성숙 장애를, 크면(macrocytic) folate·비타민 B12 결핍 등 핵 성숙 장애를 의심한다.

❹ 결국

빈혈 접근법의 핵심은 세 단계다. 1) CBC로 범혈구감소증 여부 확인, 2) 망상적혈구 수로 RPI 계산, 3) RPI 결과에 따라 출혈·용혈 군 또는 생산 장애 군으로 분류. 이 분류가 이후 모든 원인 규명의 출발점이 된다.

영상으로 더 깊이 보고 싶다면: ▶ 영상으로 보기 (멤버십)


선행: anemia-mcv-approach 연관: anemia02-rpi 다음: anemia02-r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