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결핍성 빈혈(iron deficiency anemia)이 확인되면 철분 보충만큼 중요한 것이 원인 워크업이다. 만성 소화관 출혈, 특히 위장관암을 배제하지 않으면 치료가 아무 의미가 없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철결핍성 빈혈이 나왔다. 직관적으로는 “철분이 부족하니까 철분을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철분이 부족해졌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원인 중 가장 위험한 것이 **위장관암(GI cancer)**에 의한 만성 출혈이다.
❷ 철분이 결핍되는 경로
철결핍은 세 가지 경로 중 하나 이상에서 발생한다.
- 수요 증가: 성장기, 임신, 또는 EPO 제제 사용으로 조혈 자극이 강할 때 철분 소비가 공급을 앞지른다.
- 소실 증가: 만성 출혈이 대표적이다. 위장관암, 반복적 헌혈, 과다 월경 등이 해당된다. 철분은 혈액을 통해 체외로 나가므로, 지속적인 출혈은 저장철을 서서히 소진시킨다.
- 흡수 감소: 부적절한 식이, 흡수불량증후군(malabsorption syndrome), 크론병(Crohn’s disease), 위·장 수술 이력, 또는 만성 염증이 있을 때다.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헵시딘(hepcidin)이 증가하여 장에서의 철분 흡수를 억제한다.
이 중 임상적으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소실 증가 경로, 특히 위장관암에 의한 만성 출혈이다. 환자 본인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출혈이 진행되다 빈혈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워크업 기준
40세 이상이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철결핍성 빈혈로 확인되면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예전에는 남성이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현재는 여성에서도 월경이 원인인지 다른 출혈이 가려져 있는지 감별하기 위해 적극적 워크업을 권장하는 추세다.
혈색소가 8 g/dL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는 단순 철결핍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신체의 보상기전이 작동하므로 철결핍 단독으로는 그 수준까지 빠지는 경우가 드물다. 출혈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❸ 빈혈이 생기기 전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철분 결핍은 빈혈이 생기기 훨씬 전, 저장철(ferritin)이 감소하는 단계부터 증상을 일으킨다. 피로, 식욕 저하, 과민함이 나타날 수 있으며, 좀 더 진행되면 다음과 같은 특이 증상들이 나타난다.
- 이식증(pica): 얼음, 점토, 전분 등을 먹고 싶어지는 이상 식욕
- 설염(glossitis): 혀에 염증이 생기고 아픈 증상
- 혀 유두(papilla) 소실로 혀 표면이 매끈해짐
- 구각염(angular cheilitis): 입꼬리 부위 염증
- 스푼 손톱(koilonychia): 손발톱이 숟가락 모양으로 오목하게 변형
이 증상들이 있을 때, 철결핍의 가능성을 떠올려야 한다.
❹ 철분 결핍이 빈혈로 진행되는 순서
저장철 감소에서 소혈구성 빈혈(microcytic anemia)까지는 세 단계를 거친다.
- ferritin 감소, TIBC(total iron-binding capacity, 총철결합능) 증가 — 가장 먼저 나타남
- 혈중 철(serum iron) 감소 → transferrin 포화도 감소 → 골수 sideroblast 감소 → 적혈구 내 protoporphyrin 축적
- 저혈색소성 소혈구성 빈혈(hypochromic microcytic anemia) — 가장 마지막에 나타남
즉 CBC에서 소혈구성 빈혈이 확인된 시점은 이미 철결핍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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