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맥루(arteriovenous fistula)가 생기면 말초혈관 저항이 급감하고 심박출량이 단계적으로 증가하며, 만성화되면 심장에 돌이킬 수 없는 부담이 쌓일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액은 심장에서 나와 동맥 → 모세혈관 → 정맥 순서로 돌아온다. 모세혈관을 통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순환의 목적이다. 그런데 동맥과 정맥이 중간에 바로 연결된다면 — 혈액이 조직을 건너뛰고 지름길로 돌아온다면 — 어떤 일이 생길까?
❷ 동정맥루 직후, 무슨 일이 생기는가
동정맥루(arteriovenous fistula, AVF)는 동맥과 정맥이 모세혈관 없이 직접 연결된 상태이다.
직후에 일어나는 변화는 두 가지다.
첫째, 정맥환류 저항이 감소한다. 혈액이 저항이 높은 모세혈관을 우회해 곧바로 정맥으로 들어오니 정맥환류가 쉬워진다. 정맥환류곡선의 기울기가 증가한다.
둘째, 혈액량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므로 평균 순환 충만압(MSFP)은 그대로다. 따라서 정맥환류곡선의 y절편(MSFP)은 이동하지 않고, 기울기만 변한다.
더 많은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오면 Frank-Starling 기전에 의해 심박출량곡선도 위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평형점에서 심박출량이 약 5→13 L/min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다.
❸ 1분 후, 그리고 수주 후 어떻게 달라지는가
1분 후 — 교감신경 활성화
동정맥루로 말초혈관 저항이 급감하면 혈압이 떨어진다. 혈압 수용체가 이를 감지하고 교감신경계를 즉각 활성화한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심장 수축력과 심박수가 오르면서 심박출량곡선이 더 위로 이동한다. 동시에 혈관 수축으로 MSFP도 증가한다. 이 두 효과가 합쳐져 심박출량은 약 16 L/min까지 올라간다.
수주 후 — 혈액량 증가와 심장 비대
교감신경이 계속 작용하면 신장에서 소변 배출이 줄어들고 혈액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 혈액량이 늘면 MSFP가 더 올라가고 심박출량이 또 증가한다.
심장은 만성적으로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심근이 두꺼워진다. 이 보상 기전으로 일시적으로 심박출량은 더 오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심장에 과부하가 쌓인다. 심박출량이 20 L/min에 달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❹ 임상에서 어떤 경우에 이 기전이 문제가 되는가
만성 콩팥병(CKD) 환자에서 투석을 위해 수술로 동정맥루를 만든다. 대부분의 경우 별문제 없이 사용하지만, 심장 기능이 취약한 환자에서는 이 기전에 의해 심부전이 악화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동정맥루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심장 기저 기능에 따라 임상적 결과가 달라지므로, 투석 환자에서 동정맥루 이후 심부전 증상이 생기면 이 기전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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