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장벽 전층에 걸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며, 협착·천공·누공 같은 합병증과 복잡한 약물 치료로 인해 상급 병원의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면 동네 병원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장염과 비슷한 증상이니 내과 외래에서 약을 받으면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크론병(Crohn’s disease)은 염증의 위치, 깊이, 진행 방식이 일반 장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❷ 크론병의 염증은 어떤 점에서 다른가

크론병은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의 한 종류다. IBD에는 크론병 외에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도 있는데, 두 질환은 염증의 깊이에서 차이가 난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장 점막 표면에 염증이 생기고, 직장에서 위쪽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반면 크론병은 장벽의 근육층까지 파고드는 전층 염증(transmural inflammation)이 특징이며, 정상 부위와 병변 부위가 불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소장 말단부인 회맹부(ileocecal region) 주변을 침범한다.

염증이 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가 세 가지다.

  1. 장벽이 뚫리면 천공(perforation)이 생긴다.
  2. 인접한 다른 구조물과 연결 통로가 만들어지면 누공(fistula)이 형성된다.
  3. 반복적인 염증과 치유 과정에서 섬유화가 진행되면 장이 좁아지는 협착(stenosis)이 생긴다.

❸ 왜 동네 병원에서 보기 어려운가

궤양성 대장염은 5-ASA(5-aminosalicylic acid) 계열 약물인 메살라진(mesalazine)으로 염증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 그러나 크론병은 5-ASA로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면역억제 치료가 필요하다.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같은 면역억제제는 일부 환자에서 백혈구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투약 전 약물 유전체 검사(pharmacogenomics)를 통해 부작용 위험을 미리 예측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는데, 이 검사는 일부 상급 병원에서만 시행된다. 면역억제제로도 조절이 안 되면 TNF 억제제인 인플릭시맙(infliximab, 레미케이드)·아달리무맙(adalimumab, 휴미라) 같은 생물학적 제제(biological agent)로 넘어가야 한다.

항문을 침범하는 항문 크론병(perianal Crohn’s disease)은 대장항문외과와의 협진이 필수다. 수술이 필요할 때 장을 절제하더라도 문합부(anastomosis)에서 재발이 잦아 장 길이가 점점 짧아지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크론병의 유병률이 10만 명당 32명 수준으로 드문 만큼, 동네 병원이 생물학적 제제까지 경험을 갖추기 어렵다.

❹ 결국

크론병은 전층 염증, 반복적 합병증, 복잡한 단계별 약물 치료, 다학제 협진 필요성이 겹쳐 있는 질환이다. 진단이 되면 동네 병원보다 크론병 전문 클리닉을 갖춘 상급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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