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치료제는 공복 혈당을 낮추는 계열과 식후 혈당을 낮추는 계열로 나뉘며, 심장·신장 보호 효과까지 고려해 선택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약이 많다는 건 알지만, 왜 이렇게 종류가 많아야 하는지 의아할 수 있다. 혈당을 낮추는 목적은 하나인데, 약마다 작용 부위도 다르고 부작용도 다르다. 어떤 원리의 차이가 이 많은 계열을 만들어냈을까.

❷ 공복 혈당을 낮추는 계열은 무엇인가

메트포르민(metformin) — 바이구아나이드 계열

간(hepatic glucose production)에서 당신생(gluconeogenesis)을 억제한다. 밤새 굶는 동안 간이 당을 만들어 혈당을 유지하는데, 이 과정이 과도할 때 아침 공복 혈당이 올라간다. 메트포르민은 이를 억제해 공복 혈당을 잡는다.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최대 용량에서 2%에 달하며, 저혈당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GI 부작용(구역, 설사 등)은 서방형(extended release)으로 줄일 수 있다.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

신장 근위세뇨관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을 함께 재흡수하는 SGLT-2를 차단한다.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하루 약 70g(280 kcal)의 열량이 배출된다. 체중과 혈압도 함께 떨어지며, 심장 및 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되어 심부전·만성 콩팥병이 동반된 당뇨 환자에게는 현재 가이드라인상 우선 선택 약제다.

SGLT-2 억제 → 원위세뇨관 Na+ 감소 → 사구체-세뇨관 피드백(tubuloglomerular feedback) 활성 억제 → 수입세동맥(afferent arteriole) 수축 완화 억제 → 사구체 과여과(hyperfiltration) 감소 → 신장 보호. 이 기전으로 GFR이 낮아도 신장 보호 목적으로는 계속 사용한다. 단, GFR 45 미만에서는 혈당 강하 효과가 미미해진다.

부작용: 회음부 진균 감염(genital infection), 탈수로 인한 헤마토크릿 상승. 1형 당뇨에서는 케톤산증 위험이 있어 원칙적으로 금기다.

TZD(thiazolidinedione) —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저항성 자체를 개선한다. 공복 혈당에 주로 작용하며 당화혈색소를 0.5~1.4% 낮출 수 있다. 단, 체액 저류(fluid retention) 경향으로 심부전에는 적합하지 않다.

❸ 식후 혈당을 낮추는 계열은 무엇인가

인크레틴 계열 — GLP-1 수용체 작용제 / DPP-4 억제제

인크레틴(incretin)은 음식 섭취 후 장에서 분비되어 포도당 의존성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물질이다. 포도당이 있을 때만 인슐린을 자극하기 때문에 저혈당이 없다.

  • GLP-1 수용체 작용제: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 등. 당화혈색소를 최대 1.5% 낮추며 체중 감소 효과도 크다. 주사제라는 불편함이 있다.
  • DPP-4 억제제: DPP-4 효소를 억제해 GLP-1의 분해를 막는다. 혈당 강하 효과는 GLP-1 작용제보다 약하지만 부작용이 적고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 메글리티나이드(meglitinide)

베타세포에 직접 작용해 포도당 농도와 무관하게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때문에 저혈당과 체중 증가가 단점이다.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는 최대 2%로 크지만 최근 가이드라인에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메글리티나이드는 식전 복용으로 식후 혈당 조절에 특화되어 있다.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alpha-glucosidase inhibitor)

장에서 탄수화물 흡수 자체를 억제해 식후 혈당을 낮춘다. 저혈당이 없으나 장내 세균이 미분해 당을 발효시켜 가스, 설사 등의 GI 부작용이 심하다.

❹ 그래서 어떤 약을 언제 쓰는가

당화혈색소가 10% 이상으로 높으면 공복 혈당이 전체 혈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때는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설포닐우레아 같이 공복 혈당을 강하게 잡는 계열을 우선한다. 치료를 통해 당화혈색소가 낮아지면 식후 혈당의 기여가 커지므로 GLP-1 작용제, DPP-4 억제제 등을 추가하거나 전환한다.

심장병이나 만성 콩팥병이 동반된 경우라면, 혈당 목표와 무관하게 SGLT-2 억제제를 우선 선택하도록 현재 가이드라인은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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