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서열은 단세포 생물에서 인간까지 거의 변하지 않아,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생물의학 연구의 근거가 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가? 효모 세포에서 확인한 단백질 기능이 인간 세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진화의 역사에 있다.

❷ 왜 단백질은 종을 넘어서도 비슷한가?

DNA의 전체 중 단백질을 만드는 부분은 1.5~2%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는 영역이다.

돌연변이는 DNA 전체에 무작위로 일어난다.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영역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기능에 영향이 없다. 이를 중립 돌연변이(neutral mutation)라 하며, 이 영역에서 종마다 차이가 누적되어 유전적 다형성(genetic polymorphism)이 형성된다.

반면, 단백질을 만드는 영역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기능이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 기능이 망가진 개체는 생존에 불리하므로 자연선택에 의해 제거된다. 결국 이 영역의 서열은 오랜 세월 동안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된다.

실제로 인간의 단백질 서열을 제빵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의 단백질 서열과 비교하면, 기능적 서열 사이에 명확한 대응이 성립한다. 세포 생존의 기본 기계 장치를 이루는 단백질들은 이미 약 15억 년 전에 완성됐다는 뜻이다.

❸ 이것이 의학 연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세포 실험이나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 흔히 “사람과 다르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는다. 이 비판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기본 생화학 기전의 차원에서는 종간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작다.

세포의 기본 대사, 신호전달,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들은 효모부터 인간까지 구조적으로 흡사하다. 그래서 신약 개발이나 기전 연구에서 다음 순서가 성립한다.

  1. 세포 실험(in vitro)에서 기전을 확인하고 가설을 세운다.
  2. 생쥐 등 실험동물(in vivo)에서 검증하며 용량과 독성을 확인한다.
  3. 임상 1상부터 차근차근 인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이 파이프라인이 유효한 이유는 세포의 분자 언어가 종을 넘어 공통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❹ 결국

진화는 작동하는 것을 버리지 않는다. 수십억 년 전에 완성된 세포의 기본 기계 장치는 그대로 물려받아 인간에게까지 이어진다. 이 사실이 세포 생물학 실험을 의학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근거이며, 동시에 한 종의 실험 결과를 다른 종에 적용할 때 어느 수준의 주의가 필요한지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 영상으로 보기


선행: cell-basics 연관: insulin-role 다음: dna-mutation-typ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