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소화불량에 벤조디아제핀계 신경안정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으나, 위장 증상보다 뇌에 먼저 작용하는 약이므로 적응증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 특히 노인에게는 낙상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위장약을 여러 가지 써도 낫지 않는 소화불량에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다. 그런데 먹고 나니 소화도 잘 되고 속도 편하다고 한다. 이것이 올바른 치료인가, 아니면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가?
❷ 신경안정제가 소화불량에 효과를 내는 경우는 언제인가
소화불량에 신경안정제를 쓰는 진료 흐름이 있다. PPI, 위장운동 촉진제 등 여러 위장약을 써도 효과가 없고, 내시경에서도 구조적 이상이 없을 때 “혹시 신경성(기능성)이 아닐까” 하고 신경안정제를 시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불안장애(anxiety disorder)가 먼저 있고, 그 신체 증상으로 위장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신경안정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교과서에도 이 경우를 언급한다.
그런데 이것이 합리적인 처방이 되려면, 소화불량의 원인이 정말로 불안·신경계 문제임이 확인되어야 한다. 위장 증상보다 뇌·신경계에 먼저 작용하는 약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❸ 그렇긴 하지만, 주의해야 할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이 진료 흐름이 습관적으로 이루어질 때다. 다른 원인이 충분히 배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경안정제가 처방되면, 환자는 약이 들으면서 “처방 전에도 그냥 괜찮았는데 이게 더 편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 경우 실제 위장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쓰이는 디아제팜(diazepam)은 벤조디아제핀계(benzodiazepine) 신경안정제다. 이 계열 약물은 두 가지 이유로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의존성(dependence)이 생길 수 있다. 갑자기 끊으면 금단 증상으로 매우 불편해질 수 있다. 줄일 때는 천천히 단계적으로 감량해야 한다.
둘째, 노인에게 낙상 위험이 높다. 노인은 벤조디아제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어지럼증이 생기기 쉽다. 쓰러지면 고령자에게 흔한 골다공증과 겹쳐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계열 약물은 노인 주의 약물(Beers Criteria 등)로 분류되어 있다.
❹ 결국
신경성 소화불량에 신경안정제를 쓸 수 있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기질적 원인이 충분히 배제되고, 불안장애가 위장 증상의 실질적 원인임이 확인된 경우여야 한다.
이미 복용 중이라면 갑자기 끊지 말고, 의사와 상의하여 단계적으로 감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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