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트린은 위 전정부의 G세포에서 분비되어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위장관 호르몬이며, 이를 과잉 분비하는 종양(가스트린종)은 다발성 궤양과 설사를 유발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궤양이 있어서 한 달 동안 약을 먹었는데 오히려 더 심해졌다면? 헬리코박터도 없고 진통제도 안 먹는데 십이지장 궤양이 자꾸 재발한다면? 이건 단순 궤양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뒤에서 위산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❷ 가스트린은 어디서 나오고 무엇을 하는가
위장관 호르몬은 신경과 달리 혈액 속으로 물질을 던져 목적지를 찾아가게 하는 방식이다. 가스트린(gastrin)도 그중 하나로, 위 전정부(antrum)의 G세포에서 분비된다.
G세포를 자극하는 것은 세 가지다.
- 음식물이 들어와 위가 팽창할 때
- 단백질이 펩신에 의해 분해된 펩타이드 조각들이 떠돌 때
- 미주신경(vagus nerve)이 자극될 때 — 미주신경 말단에서 나오는 가스트린 유리 펩타이드(gastrin-releasing peptide)를 통해 간접적으로 G세포를 자극한다
가스트린의 역할은 두 가지다.
- 위산 분비 자극: 음식물이 들어오면 강한 산으로 세균을 처리하고 소화 준비를 한다
- 위 점막 상피세포 증식 자극: 점막을 유지하고 성장시킨다
❸ 가스트린이 너무 많아지면 어떤 경로로 궤양이 생기는가
가스트린이 정상 범위를 넘어 과잉 분비되면 위산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위벽에는 산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기전이 있지만, 그 한계를 넘으면 위벽이 공격받아 소화성 궤양이 생긴다.
이 상태를 일으키는 것이 가스트린종(gastrinoma)이다. 주로 췌장과 십이지장에서 유래하는 신경내분비종양(neuroendocrine tumor, NET)으로, 계속 가스트린을 혈액으로 내보내 위산 과분비를 멈추지 않게 만든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임상 증후군을 졸린거-앨리슨 증후군(Zollinger-Ellison syndrome)이라 한다.
언제 가스트린종을 의심하는가
- 일반적인 원인(헬리코박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 없는 궤양
- 표준 치료에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경우
- 십이지장 하부나 공장(jejunum)처럼 궤양이 드문 부위에 발생한 경우
- 다발성 궤양
- 궤양 없이 만성 설사만 지속되는 경우 — 위산 과다로 십이지장이 중화하지 못해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혈중 가스트린 수치 측정 후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신티그래피(somatostatin receptor scintigraphy)로 위치를 확인한다. 확진 후에는 전이 여부 확인과 다발내분비샘종양증 1형(MEN1) 동반 여부를 배제한 뒤 수술로 절제한다.
❹ 결국
가스트린은 음식물 진입 신호를 받아 위산 분비를 개시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이 종양에 의해 조절 없이 분비될 때 궤양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 악화된다. 치료해도 낫지 않는 궤양 앞에서 “가스트린종인가?”를 한 번쯤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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