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액은 모든 영양소를 분해할 수 있는 소화효소와 위산을 중화하는 중탄산염(bicarbonate)으로 구성되며, 소화효소는 췌장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비활성 전구효소 형태로 분비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췌장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모두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든다. 그런데 췌장 자체도 단백질과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떻게 자기 자신을 소화시키지 않고 버티는 걸까?
❷ 췌장액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췌장액의 구성 성분은 두 가지이며, 만들어지는 위치도 다르다.
소화효소는 선방(acinus, 선방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방)에서 만들어진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모두 분해할 수 있다.
- 단백질 분해: 트립신(trypsin), 카이모트립신(chymotrypsin) — 단백질을 펩타이드로 절단. 카르복시펩티데이즈(carboxypeptidase) — 펩타이드의 C-terminal 끝에서 아미노산 한 개씩 분리
- 탄수화물 분해: 췌장 아밀레이스(pancreatic amylase) — 탄수화물을 이당류 또는 삼당류로 절단
- 지방 분해: 췌장 라이페이스(pancreatic lipase) — 중성지방(triglyceride)을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라이드로 분해. 콜레스테롤 에스터레이즈(cholesterol esterase), 포스포라이페이스(phospholipase)도 포함
**중탄산염(bicarbonate)**은 소관(ductule)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혈액 속 이산화탄소와 물이 반응해 H₂CO₃를 거쳐 중탄산이온(HCO₃⁻)이 생성되고, 소듐(Na⁺)과 함께 췌관으로 분비된다.
❸ 췌장이 자신을 소화시키지 않는 두 가지 보호 기전
소화효소는 처음부터 활성 상태로 분비되지 않는다. 전구효소(zymogen) 형태로 분비된다.
- 트립시노겐(trypsinogen) → 트립신
- 카이모트립시노겐(chymotrypsinogen) → 카이모트립신
- 프로카르복시펩티데이즈(procarboxypeptidase) → 카르복시펩티데이즈
활성화는 십이지장에서 일어난다. 미즙이 장 점막에 닿으면 장 점막에서 엔테로키네이즈(enterokinase)가 분비되고, 이것이 트립시노겐을 트립신으로 활성화한다. 트립신은 다시 자기 자신을 비롯해 나머지 전구효소들을 연쇄적으로 활성화시킨다.
두 번째 보호 기전은 트립신 저해제(trypsin inhibitor)다. 선방세포는 소화효소와 함께 트립신 저해제를 동시에 만들어, 만에 하나 췌장 내에서 조기 활성화가 일어나더라도 즉시 억제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이 기전이 무너지면 — 급성 췌장염
췌관이 막히거나 췌장이 손상을 받으면 트립신 저해제 효과가 떨어진다. 트립신이 조기 활성화되면 나머지 효소들이 연쇄 활성화되어 췌장 자신을 소화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이다. 세포에서 물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심한 염증과 통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❹ 중탄산염이 하는 일
위산이 십이지장으로 내려오면 pH가 급격히 떨어진다. pH 5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소크레틴(secretin)이 분비되어 췌관에서 중탄산염 분비를 자극한다. 산이 강할수록 분비도 많아진다.
중탄산염의 역할은 두 가지다.
- 췌장 소화효소가 최대 활성을 발휘하려면 pH 7.0~8.0이 필요하다. 위산이 중화되지 않으면 효소가 나와도 일을 못 한다.
- 십이지장 점막은 위와 달리 산에 대한 자체 보호 기전이 없다. 중화가 안 되면 십이지장 점막이 손상되어 궤양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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