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은 앞쪽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뒤쪽에서 변을 저장했다가 내보낸다. 혼합 운동이 내용물을 장벽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수분을 빼내고, 집단 운동이 한꺼번에 변을 직장으로 밀어낸다. 집단 운동은 식사가 위와 십이지장에 도달할 때 반사적으로 유발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소장을 떠날 때 내용물은 거의 물이나 다름없다. 대장을 통과하면서 변이 된다. 단순히 수분이 빠지는 것이라면 그냥 흘러가면 될 텐데, 대장은 왜 그렇게 느리고 복잡한 운동을 하는 걸까.
❷ 대장은 부위마다 다른 일을 한다
대장은 맹장에서 시작해 상행결장 → 횡행결장 → 하행결장 → S자결장 → 직장 → 항문으로 이어진다.
기능은 크게 앞과 뒤로 나뉜다.
- 앞쪽(맹장~횡행결장): 수분 흡수가 주된 일이다. 회장에서 온 거의 액체 상태의 내용물이 여기를 지나며 점차 걸쭉해진다.
- 뒤쪽(하행결장~직장): 변을 저장했다가 적절한 때에 내보낸다.
내용물의 상태 변화를 따라가면 이렇다. 회장에서 도착할 때는 거의 완전한 액체 → 상행결장을 오르면서 묽은 죽 → 횡행결장에서 걸쭉한 죽 → 하행결장에서 변 형태 → 직장에서 단단한 변.
❸ 대장의 두 가지 운동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혼합 운동 — 수분을 짜내는 방식
윤상수축(원형 방향 수축)이 강하게 일어나 대장 내강을 거의 폐쇄할 정도로 좁힌다. 1분에 걸쳐 천천히 사라졌다가 30초간 다시 강하게 수축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내용물이 파헤쳐지면서 장벽에 계속 노출되어 수분이 흡수된다.
집단 운동 — 변을 한꺼번에 밀어내는 방식
횡행결장 어느 지점에서 약 20 cm 구간이 한꺼번에 강하게 수축한다. 30초 수축 후 23분 이완, 이것이 반복되면서 내용물이 직장 쪽으로 쭉 밀려 내려간다. 하루에 13회 발생한다.
집단 운동을 유발하는 것은 식사다. 음식이 위에 들어오면 위-결장반사(gastro-colic reflex)가, 십이지장에 도달하면 십이지장-결장반사(duodeno-colic reflex)가 활성화되어 대장의 집단 운동을 일으킨다. 밥을 먹고 1시간 이내에 배변욕이 생기는 이유다.
이 반사들은 자율신경이 매개한다. 자율신경을 차단하면 집단 운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궤양성 대장염에서의 집단 운동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은 대장 점막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염증으로 장벽이 자극받으면 식사와 무관하게 집단 운동이 반복적으로 유발된다. 그 결과 잦은 배변과 복통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궤양성 대장염의 중증도를 평가할 때 하루 배변 횟수(frequency of defecation)를 주요 지표로 사용한다. 경증 4회 미만, 중등도, 중증으로 갈수록 횟수가 늘어난다.
❹ 결국
대장의 혼합 운동과 집단 운동은 목적이 다르다. 하나는 천천히 수분을 빼내 변을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때가 되면 변을 한꺼번에 직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이다. 집단 운동이 자율신경 매개 반사로 식사와 연동되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연결이 끊기면(자율신경 손상) 혹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궤양성 대장염) 배변 패턴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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