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 상태에서 위장관 혈류가 줄면 소화 기능이 저하되고 평활근이 연축하면서 복통이 나타날 수 있다. 수액으로 혈류를 보충하면 이 과정이 완화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응급실에 갔더니 피검사, CT까지 다 찍었는데 결과는 정상이다. 그런데 수액 한 병 맞고 나니 복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도대체 수액이 어떻게 배 아픈 것을 낫게 했을까?

❷ 탈수가 위장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탈수가 일어나면 몸 전체의 혈액량이 줄고, 위와 장으로 가는 혈류도 줄어든다. 혈류가 부족해지면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생긴다.

첫째, 소화액 분비가 줄어든다. 소화액은 물로 만들어지는데, 물이 부족하면 소화가 잘 안 되고 장 내용물이 아래로 잘 이동하지 않아 더부룩한 증상이 생긴다.

둘째, 위장관의 평활근(smooth muscle)이 연축할 수 있다. 다리에 쥐가 나듯, 소화관의 근육도 탈수 상태에서 갑자기 수축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환자들이 “위가 꼬인다”, “장이 뒤틀린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실제로 검사를 해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데 통증이 심한 이유다.

추가로, 장 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변이 딱딱해지고 장 기능이 떨어진다. 변이 오래 머물면서 장내 미생물이 가스를 만들고, 이 가스가 예민해진 장을 팽창시켜 통증 신경을 자극한다.

수액으로 혈류를 보충하면 이러한 연쇄 반응이 완화된다. 즉 원인이 탈수라면, 수액은 근본 해결책이 된다.

❸ 그런데 이것이 반복된다면?

한두 번이라면 수액으로 해결되고 끝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것은 다른 문제를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

정상적으로 탈수가 생겨도 우리 몸에는 이를 보상하는 정교한 기전들이 작동한다. 자율신경계,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ADH 등이 혈액량을 유지하도록 조절한다. 이 보상기전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탈수가 생겨도 이렇게까지 심한 증상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반복된다는 것은 이 보상기전 어딘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대표적인 원인이 당뇨다. 당뇨가 오래되면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면서 탈수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뚜렷한 당뇨 증상 없이 이런 비특이적 증상으로 당뇨가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❹ 결국

수액이 복통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것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수액을 맞기 전에 먼저 충수염, 담낭염, 췌장염 같은 기질적 질환(구조적 원인이 있는 병)이 아닌지 의사가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에야 위의 기전이 적용된다.

증상이 반복될 경우, 당뇨를 포함한 기본 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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