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삼투압 센서와 체액량 센서가 순서대로 작동해 소금만 선택적으로 배출된다. 콩팥 기능이 손상되면 이 과정이 성립하지 않는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라면을 먹으면 몸이 붓는다고 한다. 그런데 정상인에서도 부을까? 그리고 부었다면 왜 다시 빠지는 걸까? 짠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몸이 어떤 순서로 반응하는지를 따라가 보면, 콩팥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가 보인다.

❷ 소금이 들어오면 두 개의 센서가 순서대로 작동한다

소금(NaCl)을 많이 먹으면 혈액이 짜진다. 즉 삼투압(osmolality)이 올라간다.

먼저 삼투압 센서가 반응한다. 갈증이 생기고, 항이뇨호르몬(ADH)이 분비되어 콩팥에서 수분 재흡수가 늘어난다. 그 결과 물이 몸 안으로 들어오고 삼투압은 정상화된다.

그런데 물이 들어왔으니 이번에는 체액의 양(volume) 이 늘어난다. 이번에는 체액량 센서가 작동한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의 활성도가 떨어지고, 그 결과 콩팥에서 소듐과 수분의 재흡수가 줄어들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즉, 소금을 먹었을 때 일어나는 일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소금 섭취 → 삼투압 상승
  2. 갈증·ADH → 수분 유입 → 삼투압 정상화
  3. 체액량 증가 → RAAS 억제 → 소듐·수분 배출
  4. 결과적으로 소금(소듐)만 몸 밖으로 순 배출

정상인도 이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체액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라면 먹은 다음 날 몸이 붓는다. 콩팥이 적응하면서 배출이 완료되면 다시 돌아온다.

❸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나가는 경로가 막힌다

들어오는 것은 똑같이 진행된다. 삼투압 센서는 콩팥이 아니어도 작동하므로, 짠 음식을 먹으면 수분이 몸 안으로 들어와 삼투압은 교정된다.

문제는 3단계다. 체액량이 늘었는데 소듐과 수분을 내보내는 것을 콩팥이 해야 한다. 콩팥 기능이 손상되면 이 배출이 안 된다. 들어오긴 했는데 나갈 방법이 없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체액량이 계속 늘어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혈압이 상승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압력 차이에 의해 더 많은 수분이 소변으로 밀려나가는데(pressure natriuresis), 이것이 콩팥 기능 저하 상태에서의 대안 경로다. 즉, 콩팥 기능이 나빠질수록 고혈압이 심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콩팥 기능이 완전히 없는 경우에는 이 경로조차 작동하지 않으므로 투석으로 제거해 주어야 한다.

❹ 그래서

콩팥 기능이 좋은 사람에서도 짠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체액량이 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콩팥 기능이 저하될수록 이 적응 능력이 줄어들고, 체액 과잉 상태가 오래 지속되며 혈압을 밀어 올린다. 짜게 먹지 말라는 권고는 콩팥을 아끼라는 권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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