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흡수된 지방산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남은 분은 중성지방(TG)으로 저장하며, 콜레스테롤과 담즙산을 합성해 다시 지방 흡수를 돕는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삼겹살의 지방을 먹으면 그 지방이 곧바로 뱃살로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는 어떤 경로를 거칠까. 지방이 소화·흡수되어 지방 조직에 쌓이기 전에, 반드시 들르는 중간 기착지가 있다.

❷ 간이 지방을 처리하는 방식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은 소화 과정에서 지방산(fatty acid)으로 분해된 뒤 흡수되어 간으로 이동한다.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간으로 오는 것처럼, 모든 영양소의 첫 번째 목적지는 간이다.

간에 도착한 지방산은 세 가지 방향으로 처리된다.

  1. 에너지 생산: TCA 사이클을 통해 간 자체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2. 중성지방(TG) 합성: 에너지 수요를 초과하는 지방산은 TG(triglyceride, 중성지방)로 전환된다. TG가 과다하게 쌓이면 고지혈증(hyperlipidemia)의 한 형태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TG는 혈액을 타고 지방 조직에 저장된다.
  3. 콜레스테롤 합성: 지방산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진다. 이 콜레스테롤은 담즙산(bile acid) 합성의 원료가 된다.

지방산이 혼자 혈액 속을 이동할 수는 없다. 물에 녹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산은 알부민(albumin)에 결합해 운반된다. 알부민 역시 간에서 합성한다.

❸ 담즙산이 만드는 순환 회로

콜레스테롤로 만들어진 담즙산은 소화관으로 분비되어, 섭취한 지방이 지방산으로 잘 분리될 수 있도록 유화(emulsification) 역할을 한다. 즉 담즙산은 지방 흡수를 돕기 위해 간에서 만들어지고, 그 지방이 흡수된 뒤에는 다시 쓰인다.

소장을 따라 내려온 담즙산은 회장(ileum) 말단에서 재흡수된다. 다시 간으로 돌아와 재활용되는 구조다. 담즙산 합성이 복잡하고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우리 몸은 가능한 한 재활용을 선택한다.

이 회로의 부산물로 지용성 비타민(ADEK)도 담즙산과 함께 흡수된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담즙산 분비가 줄고, 결과적으로 비타민 K 흡수가 저하되어 혈액 응고 인자(2, 7, 9, 10번) 합성에 장애가 생긴다.

❹ 결국

간의 지방대사는 에너지 생산, TG 저장, 콜레스테롤 합성, 담즙산 분비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결된 흐름이다. 혈중 TG 수치는 이 흐름이 과부하 상태임을 알려주는 지표이며, 혈액 응고 장애는 담즙산 분비 저하를 통해 간 기능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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