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저혈압 때 맥박이 얼마나 오르는지를 보면, 혈압이 떨어진 원인이 채혈량 문제인지 자율신경 문제인지를 구분하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혈압이 떨어지면 맥박이 빨라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기립성저혈압 환자에서 맥박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 “무반응”이 중요한 정보다.

❷ 맥박 반응으로 어떻게 원인을 구분하는가

일어서는 순간 혈압이 떨어진다. 이때 정상적인 자율신경계라면 즉시 반응한다. 압력수용체가 혈압 감소를 감지하고, 교감신경을 통해 심박수를 올려 보상한다.

따라서 채혈량 부족(volume depletion)이 원인이라면 — 자율신경 자체는 멀쩡하므로 — 일어섰을 때 맥박이 빠르게 그리고 충분히 오른다.

반면, 자율신경 자체에 문제가 있는 신경성 기립성저혈압(NOH)이라면 — 압력수용체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거나, 교감신경 말단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분비가 부족하므로 — 맥박이 별로 오르지 않는다.

판단 기준

수축기 혈압(systolic BP)이 1 mmHg 떨어질 때마다 맥박은 최소 0.5 bpm 이상 올라야 정상 보상 반응이다.

예를 들어, 일어선 뒤 수축기 혈압이 32 mmHg 떨어졌다면 맥박은 최소 16회/분 이상 증가해야 한다. 이 기준에 못 미치면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❸ 혈압은 안 떨어지는데 맥박이 과도하게 오른다면

반대 상황도 있다. 기립성저혈압은 없는데 — 즉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데 — 일어설 때 맥박이 30회/분 이상 오르는 경우다.

이를 기립성 빈맥 증후군(POTS, postural orthostatic tachycardia syndrome)이라 한다. 기립성저혈압과는 다른 질환이지만, 같은 맥박 관찰에서 발견된다.

❹ 그래서

기립성저혈압 환자를 볼 때 혈압만 확인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누운 상태와 선 상태에서 맥박 변화를 함께 기록하면, 원인 분류에 필요한 단서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단, 이것 하나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 — 어디까지나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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