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 직전에 나타나는 전조(prodrome)는 뇌혈류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뇌의 각 부위가 순서대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생하며, 전조가 뚜렷하면 양성 원인을 시사하고 방어 행동의 여유를 주는 반면, 전조가 없으면 심장성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실신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런데 어떤 환자는 쓰러지기 전에 여러 이상 감각을 느끼고, 어떤 환자는 아무 전조 없이 픽 쓰러진다. 이 차이가 단순한 개인 차이일까? 아니면 원인 자체가 다른 것일까?

❷ 전조 증상들은 각각 어느 뇌 부위가 영향받을 때 나타나는가

실신은 뇌 전체의 혈류가 갑자기 감소하면서 발생하지만, 혈류가 줄어드는 속도가 영역마다 미세하게 다르다. 이 순차적 변화가 각기 다른 전조 증상으로 나타난다.

  • 머리가 띵하고 공허한 느낌: 전두엽·두정엽의 기능이 먼저 저하되면서 생긴다.
  • 쓰러질 것 같은 느낌(faintness): 망상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의 기능이 떨어져 의식이 희미해지는 것을 본인이 느끼는 것이다.
  • 어지러움(dizziness): 균형을 담당하는 소뇌와 뇌간의 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 전신 무력감과 갑작스러운 피곤함: 전체적인 뇌혈류 감소가 진행되면서 몸이 주저앉으려는 느낌이 온다.
  • 시각 장애(visual disturbance): 망막(retina)은 뇌와 마찬가지로 혈류 변화에 민감하며, 후두엽의 시각 피질도 영향을 받아 시야가 좁아지거나 암점이 생긴다.
  • 청각 장애(auditory disturbance): 내이(inner ear)와 청각 경로는 혈류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이명이 생기거나 주변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특징적이다.

즉 전조 증상은 뇌혈류 감소가 ‘완성되기 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부분적 신호다.

❸ 전조가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가

전조의 유무는 진단적 단서이자 외상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다.

전조가 뚜렷한 경우: 미주신경성 실신(vasovagal syncope)이나 기립성 저혈압처럼 비교적 예후가 양호한 원인을 먼저 생각한다. 또한 환자가 이상 신호를 인지하고 앉거나 눕는 방어 행동을 할 시간이 생기므로, 머리·안면 외상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조가 없거나 거의 없는 경우: 심장성 실신을 의심해야 한다.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이나 고도 방실 차단(high-grade AV block) 같은 부정맥은 혈류가 매우 빠르게 끊기기 때문에 전조 없이 갑자기 픽 쓰러지는 양상이 흔하다. 전조 없이 운동 중이나 수면 중에 쓰러진 경우라면 심장성 원인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이 경우 외상 위험도 높고, 돌연사 위험과도 연결된다.

다만 이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다. 심장성 실신에서도 서맥성 부정맥 초기에 어지럼증 같은 전조가 있을 수 있고, 미주신경성 실신에서도 자극이 너무 갑작스럽게 오면 전조가 너무 짧아 환자가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❹ 전조 평가 시 주의할 점

전조는 문진으로만 평가한다. 환자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쓰러지기 전에 이상한 게 있었나요?” 한 마디로는 부족하다.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 있었는지, 소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있었는지처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물어야 비로소 기억해내는 환자가 많다. 전조는 위험도 추정에 도움이 되지만, 심전도 등 객관적 검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 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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