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은 심장의 펌프 압력을 거의 받지 못하므로, 근육 수축과 판막(valve)의 조합으로 혈액을 중력에 맞서 심장으로 올려 보낸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동맥은 심장이 직접 압력을 주기 때문에 혈액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가 명확하다. 그런데 정맥 쪽 압력은 5 mmHg 수준으로 거의 없다. 게다가 하지(lower extremity)에서는 혈액이 중력을 거슬러 위로 올라가야 한다.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❷ 정맥이 혈액을 위로 올리는 두 가지 기전은 무엇인가

하지 정맥은 위치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근막 안쪽에 있는 **심부정맥(deep vein)**과 피부 가까이에 있는 **표재성 정맥(superficial vein)**이다. 둘은 관통정맥(perforating vein)으로 서로 이어져 있고, 표재성에서 심부정맥 방향으로만 혈류가 허용된다.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두 가지다.

  1. 근육 수축: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 심부정맥이 압박을 받아 혈액이 위로 밀린다.
  2. 판막(valve): 위로 밀린 혈액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판막이 닫힌다.

이 두 기전이 번갈아 작동하면서 혈액이 조금씩 위로 올라간다. 장시간 근육 수축 없이 서 있으면 혈액이 하지에 고이고, 실제로 혈액량의 10~20%가 기능적으로 손실되는 상황과 같아진다. 기립 후 실신(orthostatic syncope)이나 차렷 자세를 오래 유지한 군인의 실신이 이 원리로 발생한다.

❸ 판막이 망가지면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맥은 동맥보다 distensibility(탄성 신축성)가 약 8배 높아 쉽게 늘어난다. 판막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때는 이 특성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판막이 제 기능을 잃으면 혈액이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로 역류하게 되고, 혈액이 하지에 지속적으로 적체된다.

혈액이 고이면 혈관이 팽창하고, 팽창하면 판막 양쪽 첨판(leaflet)이 더 벌어져 판막 기능이 더 나빠진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확장되는 것이 **하지정맥류(varicose vein)**다.

판막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상황으로는 1) 장시간 서 있는 직업, 2) 임신(복압 상승으로 혈류 귀환 저해), 3) 꽉 끼는 의류 착용 등이 있다.

❹ 하지정맥류의 문제는 외관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지정맥류를 단순한 미용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혈액 적체로 인한 하지 부종, 통증, 그리고 드물게는 정맥 내 혈전(venous thrombosis)까지 발생할 수 있다.

진단은 혈관 초음파로 판막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판막 손상이 있으면 수술적 치료(혈관 제거 또는 폐쇄)를 고려하고, 손상이 없으면 경화요법(sclerotherapy)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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