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정맥은 심장으로 직접 피를 보내는 고속도로다. 표면 정맥은 그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지방도에 불과하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겼다고 하면 다 똑같이 위험할 것 같다. 그런데 의사들은 “심부”에 생긴 혈전만 유독 심각하게 본다. 피부 바로 밑 정맥에 생긴 혈전은 왜 상대적으로 가볍게 취급하는가.
❷ 구조부터 살펴봅시다
다리의 정맥은 위치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심부정맥(deep vein) — 근육 안 깊숙이 묻혀 있고 벽이 두껍다. 역할은 하나: 혈액을 심장으로 직접 올려 보내는 것. 다리에서 심장까지 곧장 이어지는 혈관이다.
표면정맥(superficial vein) — 피부 바로 밑에 얕게 위치하고 벽이 얇다. 심장으로 직접 가지 않는다. 수집한 혈액을 관통정맥(perforating vein)을 통해 심부정맥으로 넘긴다. 심부정맥이 최종 목적지다.
관통정맥에는 판막이 있어서 표면 → 심부 방향으로만 흐름을 허용한다. 역류 차단 장치다.
❸ 심부정맥과 표면정맥의 차이 — 혈전이 위험해지는 이유
혈전이 혈관 벽에서 떨어져 나가면 혈류를 따라 이동한다.
심부정맥에서 떨어진 혈전 — 경로가 직선이다. 심장 → 우심실 → 폐동맥. 막히면 폐색전증(PE)이다. 생명을 위협한다.
표면정맥에서 떨어진 혈전 — 심장으로 가려면 관통정맥(perforating vein)의 판막을 통과해야 한다. 이 관문이 혈전의 이동을 어렵게 만든다. 표면정맥 혈전이 PE로 직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표면정맥에 혈전과 염증이 함께 생기면 혈전정맥염(thrombophlebitis)이라고 한다. 정맥 주행을 따라 붓고 아프다. 불편하고 괴롭지만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는(self-limited) 경과를 보인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 심부정맥혈전증(DVT) | 표면정맥 혈전정맥염 | |
|---|---|---|
| PE 위험 | 높음 — 직접 연결 | 낮음 — 판막 관문 존재 |
| 경과 | 항응고 치료 필요 | 대부분 자연 호전 |
| 긴급도 | 즉시 평가 필요 | 외래 수준 대응 가능 |
단, 표면정맥 혈전이 관통정맥(perforating vein) 근처까지 진행하거나 DVT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예외다. 위치와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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