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체요법(RRT, renal replacement therapy) 시작과 중단 결정은 특정 수치가 아닌, 신장이 감당해야 할 부담과 현재 남은 기능 사이의 차이를 임상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교과서에는 RRT 적응증이 항목별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수치가 이 기준을 넘으면 투석을 시작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같은 수치를 두고 전문의마다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수치는 참고일 뿐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결정이 왜 어려운지 살펴봅니다.
❷ RRT 적응증 — 수치보다 상황이 먼저다
교과서적 RRT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 volume overload — 이뇨제로 조절되지 않는 체액 과부하
- uremia 징후 — 노폐물 축적으로 심낭염, 뇌병증 등 심각한 장기 문제가 발생한 경우
- 고칼륨혈증(hyperkalemia) — 부정맥 위험이 있는 수준
- 심한 산증(acidosis) — 보존적 치료로 교정이 안 되는 경우
그러나 이 항목들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RRT를 시작하지는 않는다. 실제 결정의 핵심은 질환 부담(disease burden/demand)과 신장 기능(renal capacity)의 차이가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다. 부담이 크더라도 현재 신기능이 버틸 여력이 남아 있다면 보존적 치료를 이어갈 수 있고, 반대로 AKI stage 2 수준이라도 두 지표의 격차가 크다면 RRT를 먼저 고려한다. 이 판단은 수치로 정량화되지 않으며, 검사 추이·나이·동반 질환·임상 경과를 종합한 전문가의 임상적 결정이다.
❸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과 간헐적 혈액투석(IHD) — 어떻게 다른가
두 방식의 차이는 단위 시간당 제거 속도에 있다.
**IHD(intermittent hemodialysis, 간헐적 혈액투석)**는 주 34회, 회당 34시간 집중적으로 수분과 노폐물을 제거한다. 제거 속도가 빠른 만큼 혈역학적 부담이 크고, 저혈압 발생 위험이 있어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AKI 환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CRRT(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 지속적 신대체요법)**는 24시간 천천히 소량씩 걸러내고 보충하기를 반복한다. 혈역학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뇌압 상승(intracranial hypertension)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 선호된다. 다만 기계가 막히는 문제가 반복되고, 중환자실에서 24시간 관리가 필요해 실제 운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두 방식의 중간에 해당하는 SLED(sustained low-efficiency dialysis)를 하루 6~12시간 운용하는 방식도 있으며, 임상 경험이 많은 기관에서는 SLED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❹ 언제 중단할 것인가
CRRT를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같은 경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 이상적인 경과 — CRRT 시작 후 소변량이 늘고 신기능이 회복되어 중단 가능
- 중단 후 재악화 — 일시 회복 후 다시 나빠지면 재시작하며, 1회 완전 회복보다 예후가 불량하다
- 회복 없이 유지 — 신기능 회복 없이 CRRT 의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만성 투석 전환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 악화 사망 — CRRT 중에도 계속 악화되어 사망하는 경우
중단 결정도 시작과 같은 원칙으로 판단한다. 체액 및 전해질 조절 능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는가를 BUN, 포타슘, 중탄산염(bicarbonate), 소변량 등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신장이 감당할 수 있는 부담 수준으로 상황이 변했는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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