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서는 장천공(bowel perforation)과 같은 중대한 복강 내 병변이 있어도 복막 자극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진찰 소견만으로 배제할 수 없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배가 아픈 환자를 진찰할 때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고 반동 압통(rebound tenderness)이 있으면 심각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실제로 심각한 상황인데도 이런 징후가 전혀 없는 경우가 있다. 언제 그런가.

❷ 노인에서 복막 자극 징후가 희미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인은 복막 자극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약 8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것만으로도 진찰 소견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

여기에 약물 영향이 더해진다. 베타차단제(beta-blocker)나 항콜린제(anticholinergic)를 복용 중이면 염증 반응이 일부 억제되어 백혈구 증가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즉, 혈액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더불어 게실증(diverticulosis)처럼 대장 내시경이나 CT를 해본 적 없으면 환자 본인도 자신에게 위험 인자가 있다는 것을 모른다. 게실증이 있는 상태에서 관장(enema)을 무리하게 시행하면 약해진 게실 벽이 천공될 수 있다.

❸ 진찰 소견을 대체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가

급성으로 많이 아파 보이는 상태(acutely ill-looking)는 중요한 임상 단서다. 그러나 노인에서는 이 인상 자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는 두 가지 단서가 있다.

활력징후(vital signs) 변동: 혈압이나 맥박이 평소보다 뚜렷하게 변했다면, 겉으로 아파 보이지 않아도 내부에서 심각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일상 활동의 급격한 변화: 혼자 화장실을 다니던 분이 갑자기 도움이 필요해진다면, 이것은 중대한 변화의 신호다.

❹ 언제 CT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가

고령 환자에서 복통이 비전형적이고, 활력징후가 변동되거나, 진찰 소견과 임상 경과가 맞지 않는다면 CT를 일찍 시행하는 것이 맞다. 진찰 소견이 정상이라는 사실이 천공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 프리 에어(free air, 복강 내 유리 공기)가 보이지 않는 천공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

만성 변비가 심해 반복적으로 관장이 필요한 노인이라면, 관장 전 대장 내시경이나 CT로 게실증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게실 천공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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