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 시술할 때, 현재 가이드라인은 출혈보다 혈전증을 더 위험한 합병증으로 본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내시경 시술 후 출혈이 생기면 직관적으로 위험해 보인다. 반면 항응고제를 중단했을 때 생기는 혈전증은 눈에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시술자 입장에서도 출혈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느 쪽이 더 위험한가.
❷ 각 합병증의 위험도를 어떻게 비교하는가
혈전증: 기계 판막(mechanical valve)을 달았거나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이 있는 환자는 심장 내 혈전이 생겨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응고제를 중단했을 때 혈전 발생 위험은 약 1%로 알려져 있다. 1%는 작아 보이지만, 한 번 발생하면 치명적이다. 또한 관상동맥 스텐트(stent) 삽입 후 항혈소판제를 중단하면 스텐트 혈전증 위험이 약 89배 증가한다.
출혈: 대장 내시경에서 폴립 절제 후 출혈 위험은 전체적으로 약 3%, 2cm 이상의 큰 폴립을 점막절제술(EMR, endoscopic mucosal resection)로 절제할 때는 약 20%에 달한다. 그러나 하부 위장관 출혈의 80% 이상은 자연 지혈되고, 지혈되지 않더라도 응급 시술로 처리할 수 있다.
❸ 그렇긴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왜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는가
혈전증이 더 위험하다는 데이터가 있음에도, 시술자 입장에서는 출혈이 더 크게 다가온다. 시술 직후 눈 앞에서 출혈이 생기면 시술 때문에 생긴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쉽고, 우리나라처럼 의료 분쟁 문화가 강한 환경에서는 법적 부담이 더해진다. 그 결과 가이드라인과 달리 항응고제를 미리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간극은 통계적 데이터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❹ 결국
현재 가이드라인의 방향은 혈전 고위험 환자에서는 항응고제를 유지하거나, 중단이 불가피하다면 최단 기간만 중단하는 것이다. 출혈은 대부분 처치 가능하지만, 혈전증은 생기고 나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술 전 환자의 혈전 위험도를 먼저 평가하고 그에 맞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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