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혈액순환제’는 정확한 의학적 실체가 없는 마케팅 용어이며, 혈액순환에 실제로 개입하려면 원인이 되는 질환을 직접 치료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손발이 저리거나 만성피로가 있을 때 “혈액순환이 안 된다”고 표현하고, 혈액순환제를 처방받거나 사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혈액순환제라는 약이 실제로 어떤 성분이고, 그 성분이 혈액순환을 얼마나 개선하는지 따져본 사람은 많지 않다.

❷ 혈액순환제는 실제로 어떤 성분인가

흔히 처방되는 혈액순환 개선제는 은행잎 추출물(ginkgo extract) 이다. 주요 성분은 두 가지다.

  1.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항산화 물질이다. 항산화가 몸에 나쁠 이유는 없지만, 이것이 혈액순환을 개선한다는 직접적 근거는 없다.
  2. 테르페노이드(terpenoid): 혈관벽을 이완시키고 혈소판 응집을 약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테르페노이드의 효과만 놓고 보면 이렇게 된다.

  • 혈관벽 이완 → 혈압약(특히 칼슘채널차단제 계열)이 이 역할을 훨씬 효과적으로 한다.
  • 혈소판 응집 억제 → 아스피린(aspirin)이나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이 근거가 훨씬 충분하다.

즉, 테르페노이드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은행잎 추출물보다 목적에 맞는 약이 이미 있다. 은행잎 추출물로 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❸ “혈액순환이 안 된다”는 표현의 문제는 무엇인가

손발 저림, 만성피로, 무기력, 기억력 저하는 각각 다른 원인을 가진 증상이다.

  • 손발 저림 → 말초신경병증, 경추 압박,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을 먼저 평가해야 한다.
  • 만성피로 · 무기력 → 갑상선기능저하증, 빈혈, 수면 장애 등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 기억력 저하 → 인지기능 평가가 필요하다.

이 증상들을 모두 “혈액순환 문제”로 묶어 하나의 약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원인을 찾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다. 애매한 증상일수록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❹ 그래서

혈액순환을 진짜로 개선하고 싶다면 세 가지가 답이다.

  1.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약물 치료
  2.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3.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사

은행잎 추출물이나 오메가3 등이 몸에 해롭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들을 먹는다고 혈액순환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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