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뇌증(hepatic encephalopathy)은 특정 검사로 확진하는 질환이 아니라 임상 양상으로 판단하는 질환이며, 의식 변화가 있다고 모두 간성뇌증인 것은 아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간경변 환자가 의식이 흐려졌을 때, 첫 번째로 간성뇌증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암모니아 수치가 높으면 간성뇌증이고, 정상이면 아닌 것일까? 그 판단 기준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❷ 왜 임상 진단인가 — 그리고 무엇과 감별해야 하는가

간성뇌증은 혈중 암모니아(NH₃)를 비롯한 노폐물이 뇌에 영향을 미쳐 나타나는 신경정신과적 증후군이다. 그런데 암모니아는 간 외에도 콩팥, 근육, 뇌, 장 등 여러 장기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암모니아 수치만으로 진단 기준을 삼을 수 없다. 진단은 임상 양상으로 한다.

분류는 불현성(covert)과 현성(overt)으로 나뉜다.

  • 불현성: 최소(minimal)와 1단계를 묶은 것. 경미한 인지행동 변화, 행복감 또는 불안감, 집중 시간 감소, 수면 변화 — 이런 증상은 일상에서도 나타나므로 명확하지 않다. 신경생리학적·정신측정학적 검사에서는 이상이 확인된다.
  • 현성: West Haven criteria 2단계부터. **flapping tremor(날개치기 진전)**가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성격 변화·부적절한 행동·과다수면·의식 저하로 진행된다. 이 단계부터 급성기 치료가 필요하다.

간경변 환자에서 의식 변화가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간성뇌증으로 볼 수 없다. 반드시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 있다.

  1. 뇌출혈·뇌경색·경막하혈종(subdural hematoma) — 브레인 CT를 반드시 찍어야 한다. 간경변 환자는 출혈 경향이 있어 뇌출혈 가능성이 높다. 편측 마비 등 국소 신경 증상이 동반되면 더욱 의심한다.
  2. 저나트륨혈증·저혈당·대사성 알칼리증(metabolic alkalosis) — 이뇨제 사용 중인 환자에서 흔히 발생한다.
  3. 알코올성 간경변에서 베르니케 뇌병증(Wernicke encephalopathy), 알코올 금단 섬망 — 금단 섬망은 심박수 증가, 식은땀, 거친 행동, 진전 등이 동반되어 어느 정도 구별되지만 완전한 감별은 어렵다.
  4. 뇌염(encephalitis) — 두통, 발열, 구토, 경부 강직(neck stiffness)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5. 치매 —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최근 기억 저하와 전두엽 손상에 따른 폭력성이 특징이다.

암모니아는 어떻게 쓰는가

진단에는 제한적이다. 이미 간성뇌증이라고 판단한 뒤, 치료 효과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간성뇌증이 강하게 의심되는데 암모니아가 정상이라면, 감별 진단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❸ 유발인자를 찾아야 하는 이유 — 제거만으로도 호전된다

간성뇌증 환자의 80~90%에서 유발인자가 확인된다. 유발인자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유발인자:

  • 위장관 출혈 — 장 내 혈액이 분해되며 대량의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 감염 —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SBP)이 대표적. 진단적 복수 천자가 필요하다. 폐렴, 요로감염 감별을 위해 흉부 X-ray, 소변검사, 혈액 배양을 시행한다.
  • 변비 — 장에 오래 머문 변이 암모니아 생성을 늘린다.
  • 과도한 단백질 섭취 — 암모니아 생성이 증가한다.
  • 탈수·신기능 저하·이뇨제 과용 — 이뇨제 용량 조절 또는 중단이 필요하다.
  •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오피오이드(opioid) — 간경변 환자에서 간성뇌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투약력을 반드시 확인한다.

❹ 치료 — 락툴로스부터 이식까지

1. 유발인자 교정 —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하다.

2. 락툴로스(lactulose) / 락티톨(lactitol) — 비흡수성 이당류(non-absorbable disaccharide). 경구 복용이 원칙이며, 의식이 저하된 경우에는 관장으로 투여한다. 70~90%에서 호전.

작용 기전:

  1. 장내 pH를 낮춰 암모니아 생성 세균의 생존을 억제하고, 락토바실루스 등 유익균을 늘린다.
  2. 산성 환경에서 NH₃를 NH₄⁺(암모늄 이온)로 전환시켜 장 흡수를 줄인다.
  3. 설사를 유발해 장 내 노폐물을 신속히 배출한다.

3. 리팍시민(rifaximin) — 장에서만 작용하는 항생제. 락툴로스와 병합 시 단독보다 효과가 좋다.

4. LOLA(L-ornithine L-aspartate) — 오르니틴·아스파테이트는 요소회로(urea cycle)의 중간 대사물로, 암모니아를 요소로 전환하는 과정을 촉진한다. 오르니틴은 카바모일인산합성효소(carbamoyl phosphate synthetase 1)를 자극하고, 아스파테이트는 아르기노숙시네이트합성효소(argininosuccinate synthetase)를 자극해 회로를 가속한다. 또한 근육의 글루타민 합성효소를 활성화해 암모니아를 글루타민으로 포획하는 경로도 강화한다.

5. 분지쇄 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 BCAA) — 발린·류신·아이소류신. 간경변에서 간의 글리코겐 저장 기능이 떨어지면 근육을 분해해 포도당을 얻는데, BCAA는 이 과정(당신생, gluconeogenesis)의 재료로 쉽게 활용되어 근육 소실을 줄인다. 또한 글루타메이트의 원천이 되어 암모니아 포획을 돕고,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에서 뇌증 유발 아민과 경쟁해 뇌 노출을 줄인다.

6. 알부민 — 간기능 저하 시 보조 치료로 추가 사용 가능.

이 모든 치료에도 호전이 없으면 간 이식 외에 근본적 해결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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