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의 합병증은 따로따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 환자 안에서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얽혀 진행하며, 원인 치료를 놓치면 합병증 관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복수·간성뇌증·정맥류 출혈·간신증후군을 각각의 독립된 병으로 배웠다. 그런데 실제 환자에서는 이 합병증들이 같은 사람에게 차례로 또는 동시에 찾아온다. 하나를 치료하다 보면 다른 것이 악화되고, 이뇨제를 쓰면 신기능이 떨어지고, 신기능이 떨어지면 복수 조절이 어려워진다. 이 연쇄를 흐름으로 파악하지 않으면 대응이 늦어진다.
❷ 한 환자의 경과를 따라가 보면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이 처음 발견된 환자를 예시로 본다.
1단계 — 원인 치료 간경변의 원인이 B형간염이라면, 먼저 항바이러스제(예: 엔테카비어)를 시작한다. 원인을 방치한 채 합병증만 관리하는 것은 근본 해결이 아니다.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섬유화(fibrosis)가 역전되고 합병증이 완화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2단계 — 복수 발생 Grade 3 복수(대량 복수)가 생기면 복수 천자 + 이뇨제 + 저염식(sodium restriction)을 시작한다.
3단계 — 급성 신손상 발생 이뇨제가 유발인자(precipitating factor)가 될 수 있다. 이뇨제를 중단하고 알부민을 투여한 뒤 반응을 평가한다. 이틀 이상 호전이 없으면 간신증후군(hepatorenal syndrome)을 고려한다. 이 기간 동안 이뇨제를 쓸 수 없으므로 복수 천자로 복수를 조절한다.
4단계 — 간성뇌증 발생 West Haven criteria 3단계로 현성 뇌증이 왔다면 유발인자 검색과 락툴로스 관장을 시작한다. 의식이 왔다 갔다 하는 상태이므로 경구 투여 대신 관장. 회복 후에는 락티톨 경구 유지 + LOLA·분지쇄 아미노산(BCAA) 고려.
5단계 — 식도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의 유발인자가 식도 정맥류 출혈이었을 수 있다. 또는 경과 중 독립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 텔리프레신(terlipressin) 정맥 투여 + 항생제 + 제한적 수혈(Hb 7~9 g/dL) 시작
- 내시경으로 확인 후 EVL 시행
- 지혈 후 재출혈 예방: 프로프라놀롤 + 예방적 EVL 병합
❸ 이 중 가장 중요한 치료는 무엇인가
합병증 관리 각각이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원인 치료다. B형간염이라면 엔테카비어, 알코올성이라면 금주, 자가면역성이라면 스테로이드·면역억제 치료. 원인이 잘 조절될 때 복수도 줄고 합병증 빈도도 낮아진다.
간경변은 가역적인가
“간경변”이라는 이름처럼 간이 딱딱하게 굳으면 돌이킬 수 없다고 여겨왔다. 그러나 원인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 섬유화가 일부 역전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간경변 진단이 곧 포기의 이유가 되지 않는다.
약물 대사와 간경변
모든 약물은 간에서 대사된다. 간기능이 떨어지면 약물 대사가 느려지고 부작용이 증가한다. 그런데 콩팥과 달리 간기능은 GFR처럼 하나의 수치로 나타낼 수 없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NSAIDs(체액 저류 및 신기능 악화 유발)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약 처방 전에 간기능 저하 가능성을 항상 고려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❹ 결국
간경변은 복수→신손상→뇌증→출혈이 하나의 환자 안에서 맞물리며 진행한다. 이 흐름을 알고 있어야 각각의 상황에서 다음 단계를 예측하고, 한 치료가 다른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이뇨제 → 신기능 저하)을 미리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단계에서든 원인 치료를 잊지 않는 것이 합병증 관리보다 더 중요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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