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는 혈당 강하 이외에도 심혈관, 체중, 혈관 내피, 신장에 걸친 광범위한 효과를 통해 심혈관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의 예후를 개선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식후혈당을 낮추는 주사제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줄인다. SGLT-2 억제제의 발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연결도 처음에는 직관에 반한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경우 그 이유가 췌장 밖에서의 광범위한 작용에 있다.

❷ 이 약은 췌장 안팎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음식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GLP-1(glucagon-like peptide-1)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췌장의 베타(beta)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알파(alpha)세포에 작용해 글루카곤(glucagon) 분비를 억제한다. 이 두 경로로 혈당이 낮아진다. 이 작용이 식사 섭취에 의존적이므로, 공복 상태에서는 효과가 약해져 저혈당 위험이 낮다(glucose-dependent).

췌장 밖 작용(extra-pancreatic effect)이 더 주목된다.

  1. 위장 운동 지연: 위에서 음식이 천천히 배출되도록 하여 식후 혈당 급등을 완만하게 한다. 단, 이 효과는 단기 작용(short-acting) 제제에서 두드러지고, 장기 작용(long-acting) 제제에서는 탈감작(tachyphylaxis)으로 인해 약해진다.
  2. 신장에서의 나트륨 배설 촉진: 체액량을 줄여 심장 부담을 낮춘다.
  3. 뇌 시상하부(hypothalamus) 작용: 식욕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감소시킨다.
  4. 혈관 내피 기능 보호: 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의 기능을 유지시키고, 단핵구(monocyte)가 내피 틈으로 침투해 거품세포(foam cell)로 변하는 동맥경화 과정을 억제하며, 이미 형성된 플라크(plaque)를 안정화시킨다.
  5. 혈중 중성지방(triglyceride) 감소: 간에서 지질 대사를 개선한다.

이렇게 광범위한 작용이 심혈관질환의 예후 개선으로 이어졌다. LEADER(리라글루타이드), REWIND(둘라글루타이드), SUSTAIN-6(세마글루타이드) 연구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이 있는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❸ SGLT-2 억제제와 기전이 다른데, 함께 쓸 수 있는가

SGLT-2 억제제는 주로 체액량 감소(hemodynamic effect)를 통해 심장을 보호하고,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관 내피 보호와 항염증 경로를 통해 심장을 보호한다. 기전이 다르므로 병용하면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메타분석에서는 병용 시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현행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은 “둘 다 심혈관 사건을 줄이므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입장이다. 두 약 모두 고가이며, 병용에 대한 무작위 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급여 기준상 동시 급여도 인정되지 않는다.

인슐린 분비능이 거의 소진된 오래된 당뇨 환자에서도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효과가 있다. 완전히 소진되지 않은 베타세포와 알파세포에서의 글루카곤 억제, 그리고 췌장 밖 광범위한 작용이 혈당 개선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❹ 실제 사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주사제다. 국내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 트루리시티)로,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제제다. 처음에는 0.75mg으로 시작해 GI 부작용에 적응한 후 1.5mg으로 유지한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당뇨약으로는 오젬픽(Ozempic), 비만 치료 고용량으로는 위고비(Wegovy)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다. 분자량이 작아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잘 통과하므로 식욕 억제 효과가 더 강하다.

인슐린 기저치료를 하다가 식후혈당이 잘 잡히지 않을 때, 식전 인슐린 추가 대신 단기 작용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추가하는 접근도 있다. 저혈당 위험이 낮고 체중 감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논리로 개발된 것이 고정비율 복합제(FRC)인 솔리쿠아(Soliqua)와 줄토피(Xultophy)이며, 인슐린 용량을 서서히 올리는 과정에서 GLP-1도 함께 서서히 증량되어 위장 부작용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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