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고 나타난 이상 반응은 모두 알레르기가 아니다. 기전이 다르면 대처도 달라진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서 병원에 갔더니 “이 약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설명이 맞을까?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 물질인 히스타민을 차단하는 약이다. 그 약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다는 것은 기전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❷ 약을 먹고 나타나는 이상 반응은 세 가지로 나뉜다

약물 이상 반응은 기전에 따라 구분된다.

  1. 기대한 작용이 과하게 나타나는 경우 — 항히스타민제의 진정 작용이 과도하게 발현되어 어지럽고 기운이 없어지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약의 효과 자체가 너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2. 기대하지 않은 다른 작용이 나타나는 경우 (Type A 반응) — 항생제를 먹고 설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균을 치료하려는 목적과 다른 경로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3. 알레르기 반응 (Type B 반응) — 우리 몸의 비만세포(mast cell)가 자극에 과도하게 반응해 히스타민을 분비하면서 두드러기, 가려움, 부종이 생긴다. 기도 근처가 부으면 호흡 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❸ 왜 이 구분이 임상에서 중요한가

알레르기 반응이라면 그 성분을 완전히 피해야 한다. 같은 성분이 다시 들어왔을 때 경미한 반응에서 중증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까지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노출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반면 기대한 작용이 과하게 나타난 경우라면 성분을 바꿀 필요 없이 용량을 조절하거나 복용 시간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된다. 흔히 쓰이는 약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다”는 기록이 의무기록에 남으면 이후 관련 계열 약 전체를 피하게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전으로 반응이 생겼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❹ 결국

어지럽고 기운 없는 증상은 알레르기의 전형적 표현(두드러기·부종·호흡 곤란)과 다르다.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생긴 피로·어지러움은 약의 진정 작용이 과하게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 진단의 방향이 다르면 대처도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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