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생의 재료는 굶을 때와 밥 먹을 때 모두 공급되며, 달라지는 것은 재료의 구성 비율이지 당신생 자체가 멈추는 것이 아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신생(gluconeogenesis)은 “굶을 때 당을 새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배운다. 그렇다면 밥을 먹으면 당신생은 멈춰야 하지 않을까?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한 직후, 아미노산은 혈중에 풍부하다. 당신생의 재료 중 하나인 아미노산이 막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인데, 이때 당신생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닐까?

❷ 재료는 항상 공급된다 — 상황에 따라 구성이 달라질 뿐이다

당신생의 주요 재료는 글리세롤(glycerol), 젖산(lactate), 아미노산(amino acid)이다.

공복 상태에서는 지방조직이 트라이글리세리드(triglyceride)를 분해해 글리세롤과 지방산(fatty acid)을 내놓는다. 글리세롤은 당신생의 재료로, 지방산은 베타 산화(β-oxidation)를 통해 당신생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근육에서는 해당 과정(glycolysis)의 산물인 젖산과 알라닌(alanine)이 지속적으로 방출되어 간으로 이동한다. 즉, 공복 상태에서는 글리세롤·젖산·아미노산 모두 재료로 쓰인다.

식후 상태에서는 구성이 바뀐다. 글리세롤 공급은 감소하지만, 젖산은 변화가 없고 아미노산은 오히려 증가한다. 근육은 식후에도 해당 과정을 활발히 진행해 젖산을 계속 내보내며, 소화를 통해 흡수된 아미노산이 직접 간으로 공급된다. 즉 재료의 믹스(mix)가 달라질 뿐, 재료 공급 자체가 끊기지 않는다.

❸ 굶는 기간이 늘어난다고 당신생이 비례해서 증가하지는 않는다

굶는 시간이 길어지면 당신생도 무한정 증가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굶을수록 포도당 수요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뇌와 근육 모두 공복이 길어지면 케톤체(ketone body)나 지방산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결과적으로 당신생의 양은 필요 수준에서 조절되며, 굶는 시간에 비례해 무제한 증가하지 않는다.

운동 중에는 상황이 다르다. 근육이 해당 과정을 극도로 활발히 돌리면서 젖산이 대량으로 혈중에 쏟아진다. 간은 이 젖산을 빠르게 포도당으로 재합성해 다시 근육에 공급한다. 이것이 코리 회로(Cori cycle)이며, 운동 중 젖산이 단순한 노폐물이 아닌 당신생 재료임을 보여준다.

❹ 결론적으로

당신생은 공복·식후·운동 중을 가리지 않고 지속되는 과정이다. 재료의 공급 경로와 비율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이 사실은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이 있는 당뇨 환자에서 식후에도 간의 당신생이 억제되지 않고 계속되는 이유가 바로 이 구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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