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대상은 간 기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수술을 견딜 수 있으면서도, 이식 없이는 1년 생존 가능성이 90% 미만인 환자로 한정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간이 나빠지면 이식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간이 너무 나쁜 사람은 오히려 이식을 받지 못한다. 반대로 간 기능이 충분히 남아 있는 사람도 이식 대상이 아니다. 이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 중간 어딘가다.

❷ 간이식이 다른 장기 이식보다 어려운 이유

간이식은 콩팥 이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공여 장기가 하나뿐이다. 콩팥은 두 개이므로 살아있는 공여자도 한쪽을 기증할 수 있다. 간은 한 개이므로 전부 기증하면 공여자가 사망한다. 그래서 생체 간이식은 간의 일부만 절제해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허혈(ischemia)에 약하다. 뇌사자에서 콩팥을 적출해 이식할 때 혈류 공급이 일시 차단되어도 콩팥은 비교적 잘 버틴다. 간은 혈류 차단에 민감하여 시간이 길어지면 간세포가 죽어버린다. 따라서 뇌사자 간이식은 심장이 박동하고 있는 뇌사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생체 간이식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여 간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간이식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배분되어야 한다.

❸ 누가 이식 대상이 되는가

간이식 대상은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첫째, 수술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간 기능이 남아 있어야 한다. 심폐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패혈증(sepsis, 혈류 내 균 감염) 같은 심각한 전신 감염 상태라면 이식 수술 자체를 버티지 못한다.

둘째, 이식 없이는 1년 생존 확률이 90% 미만이어야 한다. 간 기능이 충분히 남아 있는 환자는 이식의 이득이 위험을 넘지 않으므로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기준은 Child-Pugh 점수 B 이상(간경변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대개 충족된다. Child-Pugh C이거나, B이더라도 위장관 출혈, 복수 내 세균 감염(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처럼 심각한 합병증이 있으면 등록 가능성이 높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

술로 인한 간질환이라면 이식 후 재음주 위험이 높다. 공여 간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런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식을 꺼린다. 다만 이식 등록 전 6개월간 완전한 금주가 확인되면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검증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간암의 경우

간암 환자는 림프절, 간문맥, 혹은 다른 장기로의 침범이 없어야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이미 전이가 있다면 이식 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의미가 없다. 전이가 없더라도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이 우선이다. 간이식이 간암과 기저 간질환을 함께 해결하는 더 좋은 방법이지만, 공여 간이 부족하므로 수술 가능성을 먼저 검토한다.

전격성 간부전의 경우

평소 간 기능이 정상이다가 단기간에 급격히 저하되는 전격성 간부전(fulminant hepatic failure)도 이식 적응증이 된다. 아세트아미노펜 과다복용, 급성 바이러스 간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나이, PT, 빌리루빈, 크레아티닌(신장 기능), 원인 등을 종합 평가해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❹ 결론적으로

간이식은 “간이 나쁘면 받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견딜 수 있으면서 이식 없이는 살기 어려운 그 중간의 사람에게 돌아가는 치료다. 공여 간 부족이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이 선별 기준은 한정된 자원을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배분하기 위한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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