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급성기에 백신을 접종하면 이미 형성된 항체와 T세포가 백신 성분을 제거해버려 효과가 없고, 부작용 위험도 높아진다. 충분히 회복한 뒤 6개월~1년 후 접종이 권장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대상포진을 앓고 나면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바로 예방접종을 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때 접종하면 오히려 의미가 없다고 한다. 왜 그런가.
❷ 급성기 접종이 효과 없는 이유 — 간섭 효과
대상포진 급성기에는 이미 두 종류의 면역이 활성화되어 있다.
- 항체 면역(humoral immunity) — B세포가 만든 항체가 혈중에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중화한다. 감염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남아 있다.
- 세포성 면역(cellular immunity) — 킬러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제거한다.
이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하면, 백신 성분(바이러스나 단백질 조각)이 이미 활성화된 항체와 T세포에 의해 즉시 제거된다. 비싼 백신을 맞아도 면역계에 잡아먹히는 셈이다. 이를 **간섭 효과(interference)**라 한다.
❸ 백신이 필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렇다면 자연 감염으로 면역이 생겼으니 백신이 필요 없는 것 아닐까.
그렇지 않다. 대상포진 바이러스(VZV)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신경절(ganglion)에 잠복한다. 면역이 기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잠복 바이러스도 그대로 몸 안에 존재한다. 자연 감염으로 생긴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고, 특히 스트레스나 면역 저하 상황에서 잠복 바이러스가 재활성화(reactivation)되면 다시 대상포진이 온다.
**싱그릭스(Shingrix)**는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과 면역 보조제를 결합한 백신으로, 10년 이상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유지한다. 이전 바이러스 약독화 생백신(조스터박스, 스카이조스터)에 비해 효과가 훨씬 강력하다.
❹ 언제 접종해야 하는가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6개월~1년 후 접종이 원칙이다. 면역이 저하된 환자처럼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3개월 후 접종을 고려하기도 한다.
싱그릭스는 2회 접종으로 효과가 완성되며, 맞은 뒤 2~5일 정도 몸살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강한 만큼 면역 자극도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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