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피를 제대로 짜내지 못하면 폐혈관에 압력이 높아지고 물이 폐에 차면서 기침, 분홍색 가래, 누우면 숨찬 증상이 나타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기침과 가래가 있으면 폐나 기관지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생각이다. 그런데 같은 증상이 심장 문제에서 비롯될 수 있다면?

기침약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증상 뒤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다.

❷ 심장이 약해지면 폐에 물이 차는 이유

60대 남성, 10일간 지속된 기침. 가래 색깔은 분홍색. 누우면 숨이 찬다. 흡연 경력이 있고 과거 결핵 병력이 있어 처음엔 폐 문제로 의심했지만, X선에서 심장이 커져 있었고(cardiomegaly) 심전도도 비정상이었다. 심장초음파에서 좌심실 박출률(ejection fraction, EF)이 35%였다. 정상은 60% 이상이다.

이 환자의 진단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이었다.

심장은 폐에서 피를 받아 온몸으로 내보낸다. 심장이 피를 잘 짜내지 못하면 그 뒤편 — 즉 폐혈관 — 에 압력이 높아진다. 압력이 올라가면 혈관에서 물이 폐 조직으로 스며 나온다. 이를 폐부종(pulmonary edema)이라 한다.

폐에 물이 차면 공기가 들어올 공간이 줄어든다. 숨이 찬다. 누우면 물이 폐 전체로 퍼져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므로 더 숨이 찬다. 이를 기좌호흡(orthopnea)이라 한다.

❸ 분홍색 가래는 무엇을 뜻하는가

폐에 스며나온 물은 혈관에서 왔다. 그래서 혈액 성분이 섞여 있다. 이 물질이 기관지를 자극하면 기침이 나고, 가래로 배출될 때 분홍빛을 띤다.

이 분홍색 가래는 단순 감기나 기관지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폐부종, 즉 심장 문제를 의심해야 하는 중요한 단서다.

증상만 보면 기침·가래·호흡 곤란으로 폐렴이나 기관지 문제로 보인다. 여기에 분홍색 가래와 누우면 악화되는 호흡 곤란, X선의 심비대와 비정상 심전도가 더해지면 심장초음파로 확인해야 한다.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 가래 색깔이 분홍빛이다
  • 누우면 숨이 차서 베개를 높여야 한다
  • 다리가 붓는다
  • 운동을 조금만 해도 숨이 찬다

이런 조합은 심부전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하는 신호다. 기침약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장 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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