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는 기체 교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장 바로 옆에 위치하며, 혈관과 기도를 수백만 개의 작은 단위로 쪼개어 교환 면적을 늘리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산소는 공기 중에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혈액이 몸 밖으로 나와서 공기와 직접 접촉하면 되지 않을까. 폐라는 복잡한 구조가 굳이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

❷ 폐는 왜 심장 바로 옆에 있어야 하는가

혈액이 몸 밖으로 나와 공기와 접촉하는 방식은 두 가지 치명적인 문제를 가진다. 첫째, 외부에 노출된 혈액은 외상에 극도로 취약해진다. 둘째, 외부 환경의 세균이 혈액으로 직접 유입될 수 있다. 그래서 기체 교환을 담당하는 구조를 몸 안에 넣어야 한다.

위치 선택도 중요하다. 기체 교환이 끝난 혈액은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폐가 다리처럼 멀리 있다면 그 왕복 거리만큼 심장이 더 강한 압력을 써야 한다. 그래서 폐는 심장 양쪽에 바로 붙어 있다. 이렇게 하면 심장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효과도 생긴다.

결과적으로 순환이 두 개로 나뉜다. 오른쪽 심장 → 폐 → 왼쪽 심장으로 이어지는 폐순환(pulmonary circulation)과, 왼쪽 심장 → 전신 → 오른쪽 심장으로 이어지는 대순환(systemic circulation)이다.

❸ 폐순환의 압력은 왜 대순환보다 낮은가

폐는 심장 바로 옆에 있으므로 높은 압력이 필요하지 않다. 반면 대순환은 발끝까지 혈액을 밀어 보내야 하므로 훨씬 강한 힘이 필요하다. 이 차이가 심장 구조에 그대로 반영된다. 왼쪽 심장의 벽이 오른쪽보다 두꺼운 것은 이 때문이다.

폐 안에서 기체 교환이 이루어지려면 혈액이 폐포(alveolus)를 천천히 지나야 한다. 압력이 너무 높으면 혈액이 빠르게 통과해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낮은 압력은 교환 효율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건이다.

또한 폐는 혈관과 기도를 수없이 잘게 나눠 포도송이 모양의 폐포를 만든다. 교환 면적을 최대한 넓히기 위한 구조다. 모세혈관이 각 폐포를 감싸고 돌면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한 뒤 다시 모여 심장으로 들어간다.

❹ 결국

폐순환과 대순환이 섞이지 않아야 효율이 유지된다. 산소가 풍부한 혈액과 이산화탄소가 많은 혈액이 섞이면 산소 공급 능력이 떨어진다. 심실 중격이 불완전하게 막힌 경우(VSD), 심방 중격 결손(ASD), 동맥관 개존증(PDA) 같은 선천성 심장 질환이 청색증(cyanosis)을 일으키는 것도 이 혼합 때문이다.

숨을 들이쉬는 것은 횡격막과 늑골이 흉강을 넓혀 음압(negative pressure)을 만드는 능동적 과정이다. 반면 내쉬는 것은 폐포의 탄성 수축력에 의한 수동적 과정이다. COPD 말기에 호흡이 힘들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이 탄성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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