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pEF는 병리 기전이 확립되지 않아 동반질환 조절과 울혈 감소 외에 뚜렷한 표준 약물이 없으며, 급성 심부전은 혈역학 상태를 네 가지로 분류하여 그에 맞는 치료를 선택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박출률이 보존된 심부전, 즉 HFpEF(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가 전체 심부전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런데 HFrEF에서 효과가 검증된 ACE 억제제, ARB, 베타차단제, 스피로노락톤 같은 약들이 HFpEF에서는 사망률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다. 같은 “심부전”인데 왜 치료가 이렇게 다른가.

❷ HFpEF 치료에서 증거가 있는 약은 무엇인가

HFpEF는 단일한 병리 기전이 확립되지 않아 있다. 고혈압, 당뇨, 비만, 심방세동, 신부전 등 여러 전신 질환이 심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도 그 동반질환을 하나씩 조절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현재 권고 수준에서 세 가지만 기억해 두면 된다. 첫째, 울혈이 있으면 이뇨제로 체액을 줄인다. 둘째, 고혈압·심방세동·당뇨·신부전 등 동반질환을 적극 치료한다. 셋째, SGLT2 억제제는 당뇨 유무와 관계없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혈관계 사망을 줄이는 근거로 권고된다. HFrEF와 HFpEF 모두에서 권고되는 유일한 약물 계열이 SGLT2 억제제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❸ 급성 심부전에서 혈역학 분류가 왜 중요한가

앞서 살펴본 만성 심부전과 달리, 급성 심부전(acute heart failure)은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이때 유용한 틀은 두 가지 축으로 환자를 분류하는 것이다.

  • 관류(perfusion) 축: 전신으로 혈액을 충분히 밀어주는가 — 잘 밀어주면 warm(따뜻), 못 밀어주면 cold(차가움)
  • 울혈(congestion) 축: 체액이 폐 또는 전신에 과도하게 쌓였는가 — 쌓이지 않으면 dry(건조), 쌓이면 wet(습함)

이 조합으로 네 가지 표현형이 만들어진다.

  1. Warm & Dry: 관류도 괜찮고 울혈도 없다. 보상 기전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외래 약물 조절로 접근한다.
  2. Warm & Wet: 관류는 괜찮지만 울혈이 있다. 이뇨제로 체액을 줄이고, 혈압이 높으면 혈관확장제를 먼저 쓴다.
  3. Cold & Dry: 관류가 안 되는데 울혈은 없다. 혈액량 부족(hypovolemia)을 먼저 의심해 수액을 보충하고, 그래도 안 되면 강심제(inotrope)를 추가한다.
  4. Cold & Wet: 관류도 안 되고 울혈도 있다.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강심제·승압제로 혈압을 먼저 올린 뒤 이뇨제와 혈관확장제를 추가한다.

❹ 급성 심부전에서 순서가 흔들리지 않는 이유

급성 심부전 앞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혈압과 호흡이다. 혈압이 떨어졌다면 원인을 생각하기 전에 관류 지원(승압제, 기계적 보조)이 먼저다. 호흡이 안 된다면 산소 공급과 필요시 기계 환기가 먼저다. 이 두 가지가 확보된 뒤에야 급성 심부전의 원인(관상동맥 증후군, 고혈압, 부정맥, 판막 손상, 폐색전증)을 따져볼 여유가 생긴다. 처치가 원인 분석보다 앞선다는 원칙은 급성 심부전 진료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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