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D는 급사 예방을 목적으로 하고, CRT는 양심실 비동기화를 교정하는 장치로서, 두 장치는 적응증이 다르며 표준 약물 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후에 검토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부전 치료가 약물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 기기 치료를 고려한다고 하면, ICD와 CRT가 비슷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둘은 해결하려는 문제가 다르다. ICD는 “언제 갑자기 죽을지 모른다”는 문제를, CRT는 “두 심실이 엉켜서 제대로 수축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겨냥한다.
❷ ICD는 어떤 환자에게 넣는가
ICD(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삽입형 제세동기)는 심장 리듬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다가,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VT)이나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VF)이 발생하면 항빈맥 페이싱(anti-tachycardia pacing)을 먼저 시도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제세동(defibrillation) 충격을 가하여 급사를 막는다.
적응증은 두 가지 클래스 1 권고로 정리된다.
- 2차 예방: 이미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심실 부정맥을 경험한 환자. 단,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거나 심근경색 후 48시간 이내 발생한 경우는 제외하며, 1년 이상 생존이 예상되어야 한다.
- 1차 예방: 허혈성 원인의 HFrEF로 NYHA 2
3도 증상이 있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3개월 이상 시행했음에도 EF가 개선되지 않은 경우. 3개월을 기다리는 이유는 약물 치료만으로도 약 2530%의 환자에서 EF가 회복되기 때문이다.
❸ CRT는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가
CRT(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심장 재동기화 치료)는 우심실과 좌심실에 각각 리드를 배치하여 동시에 자극함으로써 양심실이 동기화되어 수축하도록 조율한다. 좌심실만 단독으로 늦게 수축하는 비동기화(dyssynchrony)가 있을 때 효과적이다.
핵심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 동율동(sinus rhythm)
- 좌각차단(LBBB) 패턴
- QRS 간격 150 ms 이상
- EF 35% 이하
- 적절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NYHA 2~4도 증상 지속
이 중 특히 LBBB 패턴이 중요하다. LBBB에서는 좌심실 수축이 우심실보다 늦어 심실 내 비동기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CRT 효과가 크다. 반면 우각차단(RBBB)에서는 심실 간 수축 방향의 비동기화가 덜하여 CRT 효과가 낮다. 심방세동 환자에서도 일반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지만, 방실결절 절제술(AV node ablation) 시행 시에는 예외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❹ 기기 치료가 놓이는 자리
표준 약물 4제(ACE 억제제 또는 ARB 또는 ARNI, 베타차단제, 스피로노락톤, SGLT2 억제제)를 충분히 증량한 뒤에도 증상과 EF 저하가 지속된다면, 그때 ICD·CRT 적응증을 검토하는 것이 흐름이다. 기기 치료는 약물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충분한 약물 치료 이후에 추가되는 다음 단계다. 그리고 심부전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국 이 표준 약물 치료를 규칙적으로 지속하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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