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rEF 치료는 표준 약물을 최대한 쓴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기기 치료 적응증을 먼저 검토하고, 그래도 안 될 때 2차 약제를 추가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심부전 치료제를 나열할 수 있어도, 어떤 순서로, 어떤 환자에게 추가하는지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이바브라딘, 베리시구아트, 디곡신은 이름은 낯설지 않지만 “왜 지금 이걸 쓰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막히기 쉽다. 이 약들이 등장하는 자리를 이해하려면 치료의 전체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❷ 표준 치료가 다 된 뒤에도 증상이 있다면 무엇을 검토하는가

HFrEF 표준 1차 약물 치료는 ACE 억제제 또는 ARB(또는 ARNI), 베타차단제, 스피로노락톤, SGLT2 억제제를 충분히 쓰는 것이다. 이를 최대 용량으로 증량했음에도 박출률(EF)이 개선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다음 단계로 ICD 또는 CRT 적응증 여부를 먼저 검토한다. 기기 치료가 적응증에 해당하면 시행하고, 해당하지 않거나 시행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그때 2차 추가 약물을 고려한다.

2차 약물은 세 가지다.

  1. 이바브라딘(ivabradine): SA node(동방결절)의 funny current(f-전류)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탈분극 속도를 늦추고 심박수를 줄인다. SA node에만 작용하므로 동율동(sinus rhythm)이 유지되면서 심박수가 70회/분 이상인 환자에게 의미 있다.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SA node가 이미 기능하지 않으므로 효과가 없다.

  2. 베리시구아트(vericiguat): soluble guanylate cyclase(sGC, 가용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를 활성화하여 cGMP를 증가시킨다. 심장에서는 비대와 섬유화를 줄이고, 혈관에서는 이완 효과, 신장에서는 혈류 증가와 섬유화 억제 효과를 가진다. 작용 경로가 나트륨이뇨펩타이드와 유사하지만 독립적이다.

  3. 디곡신(digoxin): Na⁺/K⁺-ATPase를 억제하여 세포 내 Na⁺를 증가시킨다. Na⁺는 Na⁺/Ca²⁺ 교환체(antiporter)를 통해 Ca²⁺를 유입시키고, 유입된 Ca²⁺가 소포체(SR)의 Ca²⁺를 추가로 동원하여 수축력을 높인다. 또한 AV node(방실결절)의 전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어 심방세동에서 심박수 조절에도 사용한다. 다만 수축력 강화는 단기 증상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만 생존율 개선 근거는 부족하다.

❸ 이바브라딘과 베타차단제는 무엇이 다른가

두 약 모두 심박수를 낮추지만, 베타차단제는 SA node 외에 AV node와 심근에도 작용한다. 그 결과 전도 속도 감소(negative dromotropy)와 수축력 감소(negative inotropy)가 함께 나타난다. 이바브라딘은 funny current가 SA node에만 존재하므로 심박수만 선택적으로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수축력 저하 없이 심박수 감소가 필요한 환자에게 선택지가 된다.

❹ 그래서

HFrEF 치료의 핵심은 표준 4제 병용을 최대 용량까지 끌고 가는 것이다. 2차 약제나 기기 치료는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에 등장한다. EF가 40% 이상으로 회복된 경우에도 약을 중단하면 약 절반에서 기능이 다시 악화되기 때문에, 호전되더라도 표준 치료는 지속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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