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혈관 저항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이 만성 압력이 혈관 벽을 손상시켜 뇌졸중·심부전·만성 콩팥병 등 주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진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고혈압이 있어도 딱히 불편한 증상이 없으면 방치하는 분들이 있다. 운동도 하고 싱겁게 먹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혈압이 높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혈관에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❷ 혈압이 오르면 혈류도 오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혈압(blood pressure)은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는 압력이고, 혈류(blood flow)는 조직으로 실제 흘러 들어가는 양이다. 혈압이 오르면 혈류도 오를 것 같지만, 우리 몸에는 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자동조절 기전이 있다.
혈류가 조직의 필요에 따라 일정하게 유지돼야 장기가 제대로 기능한다. 외부 혈압이 올라도 혈류가 그대로 따라 올라가면 장기에 과부하가 걸리고, 반대로 뚝 떨어지면 관류가 안 된다. 그래서 몸은 혈관 저항을 조절해 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혈압이 오르면 저항이 올라가 혈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저항이 먼저 오르면 혈압이 따라 올라가는 구조다. 이 원리는 승압제(vasopressor)의 작동 방식이기도 하다. 패혈증으로 혈압이 떨어질 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약으로 저항을 높여 혈압을 올린다.
❸ 저항이 만성적으로 높으면 혈관 벽에 무슨 일이 생기는가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 저항도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된다. 이 만성적인 압력이 혈관 벽을 손상시킨다.
- 높은 압력을 견디기 위해 혈관 벽 근육이 비대해진다
- 혈관 내피 손상이 생기고, 이 부위에 염증이 발생한다
- 염증 부위에 LDL 콜레스테롤이 유입되어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이 진행된다
- 칼슘이 침착되면서 혈관이 딱딱해진다(혈관 석회화)
결과적으로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다. 이 손상이 쌓이면 주요 장기에 혈류 공급이 줄어든다.
-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졸중, 혈관성 치매
-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 심근경색
- 심장 자체가 과부하를 받으면 심부전, 심방세동
- 콩팥 혈관이 손상되면 만성 콩팥병(CKD)
❹ 그래서
혈압이 높아도 지금 당장 불편하지 않은 이유는 혈관 손상이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이다.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혈압 조절은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장기 손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운동과 식이 조절이 도움이 되지만, 혈압이 이미 높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담당 의사와 목표 혈압을 확인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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