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생한 당뇨는 췌장암에 의한 부종양증후군의 결과일 수 있으며, 당뇨와 췌장암 사이에는 역학적으로 유의한 연관관계가 확인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당뇨가 생겼다면 그것은 생활습관이나 유전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당뇨가 새로 생긴 것이 사실은 몸 어딘가에서 자라고 있는 암의 신호일 수 있다면 어떨까.

❷ 당뇨와 췌장암 사이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가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당뇨가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췌장암 발생 위험이 약 2배(2.08배) 높다. 또한 당뇨를 동반한 췌장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예후가 나쁘다.

이 연관관계의 방향성을 두고 두 가지 가설이 있다.

  1. 당뇨가 췌장암을 일으킨다 — 고혈당과 고인슐린혈증이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주장이다. 비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중간 경로로 거론되지만, 기전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2. 췌장암이 당뇨를 일으킨다 — 이 방향의 근거가 현재로서는 더 강하다.

두 번째 가설의 근거로는, 췌장암 환자에서 당뇨 유병률이 높고, 췌장암 수술 후 당뇨가 소실된 사례들이 유의미하게 보고되었다는 점이 있다. 즉 암 자체가 당뇨의 원인이었음을 시사한다.

❸ 췌장암이 어떻게 당뇨를 일으키는가

췌장 안에는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beta cell)가 있다. 췌장암은 외분비 조직에서 발생하지만, 암이 인접한 베타세포의 기능을 방해한다는 근거가 있다.

이를 **부종양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이라고 한다. 암세포가 직접 침범하거나 전이하지 않더라도, 암에서 분비된 물질이 다른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증상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 경우 인슐린 분비가 방해되어 혈당이 오르는 방식으로 당뇨가 나타날 수 있다.

❹ 그렇다면 당뇨가 생기면 췌장암 검사를 해야 하는가

현재까지 진행된 세 개의 연구 중 두 개에서는 당뇨 환자에게 CT를 시행해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전략이 전체 생존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 개의 연구(Mayo Clinic)에서는 일부 환자에서 작고 절제 가능한 췌장암이 발견되었지만, 전체 생존율 향상까지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지침상 당뇨 환자 전체에게 췌장암 선별 검사를 권고하지는 않는다. 다만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당뇨가 새로 생겼거나, 기존 당뇨의 혈당 조절이 갑자기 악화된 경우라면, 담당 의사와 이 가능성을 논의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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