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반응과 항염증 반응의 균형이 무너져 전신으로 퍼질 때 패혈증이 시작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감염이 생기면 면역이 싸우고, 낫거나 못 낫거나 둘 중 하나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왜 어떤 감염은 몸 전체를 무너뜨리는 패혈증이 되고, 어떤 감염은 조용히 사라지는가. 그 차이는 세균의 독성 하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❷ 염증과 항염증의 균형이 무너지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우리 몸은 감염에 맞서 염증 반응(inflammatory response)을 일으킨다. 동시에 이 반응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항염증 반응(anti-inflammatory response)도 함께 올라간다. 정상 상태에서 이 두 힘은 균형을 이룬다.

세균이 적당량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잡아내고 염증은 국소에서 해결된다. 조직이 약간 손상되더라도 복구가 뒤따른다. 그렇게 끝나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세균 자체가 너무 강하거나,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거나, 또는 두 조건이 겹치면 염증이 국소를 벗어나 전신으로 퍼진다. 이것이 패혈증의 시작이다.

❸ 전신 염증이 세포를 손상시키는 경로

염증이 전신에 퍼지면 세포들이 손상된다. 그 경로는 세 가지다.

  1. 직접 손상 — 염증 물질이 세포를 직접 공격한다.

  2. 산소 부족 — 혈압이 떨어지며 혈류 공급이 줄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로 산소를 공급받아도 세포가 이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3. 세포 자멸사(apoptosis) —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세포가 스스로 사멸한다.

이 세 경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세포 손상이 누적된다. 세포가 손상되면 조직이 망가지고, 조직이 망가지면 장기가 기능을 잃는다. 심장, 폐, 콩팥, 위장관, 뇌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쓰러진다. 이것이 다발성 장기 부전(multi-organ failure)이다.

❹ 결국

패혈증이 위험한 이유는 세균 때문이 아니라 면역 반응이 통제를 잃었기 때문이다. 감염이 있는 환자에게서 빠른 호흡, 혈압 저하, 의식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감염이 아닌 패혈증의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 손상이 쌓이므로 신속한 대응이 생존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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