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을 알 수 없는 건강보조식품이 단시간에 극적인 효과를 보인다면, 식품 성분 외에 다른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45세 남성이 3일 전부터 왼쪽 측두부에 두통이 생겼다. 과거력도 없고 복용 약도 없는데 두통의 시작이 너무 명확하다. 긴장성 두통이라면 보통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생기는데 이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건강에 좋다는 것 드시는 것이 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일주일 전부터 동남아에서 구입한 남성 성기능 관련 보조식품을 복용 중이었다.
❷ 왜 이 식품이 두통을 일으킬 수 있는가
해당 식품은 남성 성기능 개선을 표방한 것이었다. 발기 유지에는 음경 해면체 혈관의 확장이 관여하며, 비아그라(sildenafil) 같은 약물이 이 기전으로 작용한다. 만약 이 식품 안에 혈관을 넓히는 성분이 들어 있다면, 뇌혈관도 확장되고 그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아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복용 시작 시점과 두통 발생 시점이 일치하고, 성기능도 빠르게 개선됐다는 점이 이 가설을 뒷받침했다.
❸ 그렇긴 하지만 이 식품이 ‘안전하지 않은’ 더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
단순히 두통이 생겼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제품은 성분 표시도 없고, 국내 인증도 없으며, 동남아에서 수입된 검은색 환약이었다. 식품 성분만으로는 그렇게 빠른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면, 성분 불명의 다른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성분을 모르는 물질을 섭취했을 때 간수치 상승, 신장 손상 등 예측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생겨도 적절한 대처가 불가능하다.
처방 약은 성분이 명확하고 부작용 데이터베이스가 있어 문제 발생 시 대응이 가능하다. 성분 불명의 식품은 그 대응 자체가 어렵다.
❹ 그래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제품이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였다면, 효과에 기뻐하기 전에 무엇이 그 효과를 내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동반 증상이 생겼다면 그 식품을 먼저 끊어보는 것이 우선이다. 같은 목적이라면 성분이 명확한 처방 약을 선택하는 것이 비용면에서도, 안전면에서도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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