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은 단일 증상이 아니라 혈압이 떨어질 때 혈류가 감소하는 모든 장기에서 다양한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하면 일어날 때 어지럽고 띵한 증상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같은 상황에서 목이 뻐근하거나 숨이 찬다거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다는 증상이 나온다면, 이것이 기립성 저혈압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❷ 기립성 저혈압의 정의와 변형들
기립성 저혈압의 표준 정의는 누웠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난 후 3분 이내에 수축기혈압이 20 mm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이 10 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다.
기전은 교감신경 혈관수축 반응의 실패다. 일어서면 혈액이 하지로 쏠려(pooling)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이 갑자기 줄어든다. 정상이라면 교감신경 톤이 즉시 높아져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유지한다. 이 반응이 실패하면 기립성 저혈압이 된다.
이 전형적인 형태 외에 두 가지 변형이 있다.
지연형(delayed orthostatic hypotension): 3분이 지난 뒤에야 혈압이 떨어진다. 교감신경 기능 장애의 초기 형태로 이해하며, 시간이 지나면 3분 이내로 당겨진다.
초기형(initial orthostatic hypotension): 15초 이내에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다가 45초 이내에 회복된다. 심박출량과 혈관수축 반응 사이의 타이밍 불일치(mismatch)가 원인으로, 자율신경 자체의 큰 이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❸ 혈압이 떨어지는 순간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가
혈압 저하는 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혈류가 줄어드는 모든 장기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혈류 감소 증상:
- 어지럼, 띵함, 쓰러질 것 같은 느낌
- 시야 흐림(visual blur) — 망막 또는 후두엽 혈류 감소
- 인지기능 저하(cognitive slowing)
전신 비특이적 증상:
- 피로감(fatigue), 전신 기운 없음
leg buckling(다리 꺾임): 서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무릎이 툭 꺾이며 주저앉는 현상이다. 실신과 구별되는 증상으로, 환자는 의식을 잃지 않은 채 주저앉는다.
coat hanger headache(옷걸이 두통): 뒤통수 아래쪽부터 목 뒤쪽, 어깨 위쪽까지 옷걸이 모양으로 분포하는 통증이다. 목 근육 허혈(neck muscle ischemia) 때문으로 생각된다.
기립성 호흡곤란(orthostatic dyspnea): 일어서면 혈액이 하지로 쏠려 폐 상부로 가는 혈류가 감소한다. 환기(ventilation)는 일어나지만 관류(perfusion)가 따라가지 못해 V/Q mismatch가 생기면서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흉통: 관상동맥 자체가 정상이어도 심근 관류(myocardial perfusion)가 감소하면 흉통이 생길 수 있다. 기저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더 취약하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상황
혈액이 다른 곳으로 분배되어 중심 혈류가 더 줄어드는 조건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 운동 — 근육으로 혈액 재분배
- 오래 서 있기 — 하지로 지속 풀링
- 주변 온도 상승 — 피부 혈관 확장으로 혈액 분산
- 식사 — 소화기관으로 혈류 증가
❹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
기립성 저혈압 증상은 어지럼 하나가 아니다. 설명되지 않는 피로, 반복되는 leg buckling, 서 있을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이나 흉통, 목 뒤쪽 통증이 일어설 때마다 반복된다면 이를 기립성 저혈압의 맥락에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실신 없이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는 경우, 실신이 아니라고 넘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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