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 섭취량이 늘어도 갑상선 호르몬이 그대로 따라 증가하지 않는 것은, 과잉 요오드가 호르몬 합성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미역, 다시마, 김을 많이 먹으면 갑상선 호르몬이 많아져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생기지 않을까? 반대로 요오드를 적게 먹으면 저하증이 오지 않을까?
직관적으로 그럴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❷ 요오드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는 요오드(iodine)이다. 그런데 요오드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과잉 공급되면, 갑상선은 오히려 호르몬 합성을 일시적으로 멈춘다. 이것을 **울프-차이코프 효과(Wolff-Chaikoff effect)**라고 한다.
이 기전은 원료가 넘쳐날 때 생산 라인을 잠깐 세우는 것과 같다. 덕분에 요오드가 풍부한 식단을 유지해도 갑상선 호르몬이 무작정 과잉 생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생산이 계속 멈춰 있으면 이번에는 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차단이 풀리는데, 이것을 울프-차이코프 효과로부터의 탈출(escape from Wolff-Chaikoff effect)이라고 부른다. 정상 갑상선은 이 두 단계를 통해 스스로 균형을 맞춘다.
❸ 요오드가 부족했던 사람에게 갑자기 공급되면 어떻게 되는가
요오드가 만성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생활했던 사람 중에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의 소인이 있는 경우, 요오드가 충분할 때는 원료가 없어 호르몬 과잉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요오드 보충 사업 등으로 갑자기 섭취량이 늘면, 억제되어 있던 자가항체(TSI, thyroid-stimulating immunoglobulin)가 갑상선을 과도하게 자극해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것을 **요오드-바세도 현상(Jod-Basedow phenomenon)**이라고 한다.
즉 요오드 자체가 항진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던 소인이 요오드 공급을 계기로 드러나는 것이다.
❹ 결국
갑상선 호르몬은 요오드 섭취량에 단순 비례하지 않는다. 정상인에서 미역이나 다시마를 즐겨 먹는다고 해서 갑상선 항진증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이미 갑상선 자가면역 소인이 있는 사람이 갑작스러운 요오드 과부하에 노출되면 호르몬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의심되는 경우, 요오드 섭취 변화에 대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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