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과는 되고 재흡수·분비는 전혀 없는 물질의 청소율은 사구체 여과율(GFR)과 같다. 이눌린(inulin)이 이상적 기준이고, 임상에서는 크레아티닌(creatinine)으로 근사한다.

❶ 생각해 보셨나요?

청소율 공식(C = UV/P)은 모든 물질에 적용된다. 그런데 콩팥 기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GFR을 청소율로 측정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춘 물질을 써야 할까.

❷ GFR과 청소율이 같아지는 조건

사구체에서 여과된 물질은 세뇨관을 지나면서 재흡수되거나 추가 분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변으로 나온 양이 곧 사구체에서 여과된 양과 같으려면, 재흡수도 분비도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여과된 양 = 소변으로 나간 양

앞서 배운 청소율 공식에서 C × P = U × V 이고, 여과된 양은 GFR × P 이므로, 재흡수·분비가 없다면 GFR × P = U × V, 즉 GFR = U × V / P = C 가 된다.

이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물질이 이눌린(inulin)이다. 이눌린은 사구체에서 자유롭게 여과되며 세뇨관에서 재흡수도 분비도 일어나지 않는다. 예시로 계산해 보면, 혈장 이눌린 농도 1 mg/mL, 소변 이눌린 농도 125 mg/mL, 소변량 1 mL/min일 때 GFR = 125 mL/min이 나온다. 이것이 정상 성인의 GFR 기준값이다.

❸ 임상에서 이눌린 대신 크레아티닌을 쓰는 이유와 한계

이눌린은 정확하지만 외부에서 주입해야 측정할 수 있어 임상에서 쓰기 번거롭다. 크레아티닌은 골격근에서 일정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생성되므로 별도 투여 없이 혈액 한 번만 채취해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크레아티닌은 이눌린과 달리 세뇨관에서 소량 분비된다. 분비된 만큼 소변 내 농도(U)가 높아지므로 GFR을 실제보다 약간 높게 계산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골격근량이 개인마다 달라서, 30대 남성과 70대 여성은 같은 GFR이라도 혈장 크레아티닌 농도가 다를 수 있다.

GFR과 혈장 크레아티닌 농도는 반비례 관계다. GFR이 절반으로 줄면 크레아티닌이 두 배가 된다. 이 반비례 곡선에서 중요한 점은 GFR이 이미 상당히 감소한 뒤에야 크레아티닌이 눈에 띄게 오른다는 것이다. GFR 125에서 60 정도로 줄어드는 초기 구간에서는 크레아티닌 상승이 크지 않아 놓치기 쉽다.

❹ 그래서 크레아티닌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크레아티닌이 정상 범위라고 해서 GFR이 반드시 정상인 것은 아니다. 반비례 곡선의 초반 구간에서는 GFR이 꽤 떨어져도 크레아티닌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령, 성별, 근육량을 보정해 GFR을 추산하는 eGFR(estimated GFR) 공식을 임상에서 함께 사용한다. 크레아티닌 수치 하나보다 eGFR이 콩팥 기능을 더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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